[사설] 광주 동구에 추석 명절을 앞두고 얼굴과 이름을 숨긴 독지가가 온정을 나눠줬다고 한다. 동구에는 6년째 온정을 전하는 독지가가 있는데, 이번 독지가는 그와 다른 인물이라고 한다.

동구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0㎏짜리 쌀 100포대가 트럭에 실려 구청 마당에 전달됐다.

이 쌀은 그보다 하루 전 광주농협 동광주점 로컬푸드직매장을 찾은 익명의 기부자가 동구 사회복지과 앞으로 보낸 것이다.

독지가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뜻만 농협 직원을 통해 남겼다고 한다.

동구는 익명의 기부자가 맡긴 쌀을 소외계층, 소규모 사회복지시설에 나눌 계획이다.

동구에서 명절을 즈음한 ‘얼굴 없는 기부천사’의 선행은 이번 뿐 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동구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배달업체를 통해 구청 현관에 쌀 20㎏들이 50포대(300만원 상당)를 전달하기도 했다. 똑같은 방식으로 동구에서 이어진 그의 기부는 2016년 설 명절 즈음 시작됐다. 횟수로는 열세 번째에 이르렀으며 올해만 설에 이어 두 번째 나눔을 실천했다. 그가 지금까지 기부한 쌀은 2천500만원 상당인 650포대에 이른다.

이번에 살 100포대를 보낸 독지가는 6년째 선행을 이어오고 있는 독지가와 다른 인물이라고 동구는 설명했다.

장기 경기 침체 속에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려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힘든 상황에서 이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 소식은 주위를 훈훈하게 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이름 알리기를 거부하면서 선행을 이어가고 있는 천사들이다. 복지시설에 금품을 전달하면서 기념사진을 찍거나 주위에 알리면서 요란하게 홍보하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직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 기부천사들은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인지를 깨우쳐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