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 일찍이 고대 그리스 의사인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몸 안에 네 가지 체액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네 가지 체액이란 혈액, 흑담즙, 황담즙, 점액을 말한다.

이를 통해 성격을 구분했다. 그 후 서기 200년경에는 프란시스 갈렌이 히포크라테스의 체액론에 기반하여 네 가지 체액에 일치하는 기질, 즉 다혈질, 점액질, 우울증, 담즙질이 있다고 설파하기도 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MBTI 검사는 구스타프 칼 융의 이론을 기반으로 마이어스와 브리기스가 만든 성격검사이다.

이 검사는 사람의 성격 유형을 열여섯 가지로 나누고 유형별 특징을 알려주는 검사이다. 그런데 이 검사와 관련해 주의할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의 성격 유형을 아는 것은 그 사람을 틀 안에 가두고 규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을 이해하여 공존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인간이 행복하고 심리적 안녕감을 유지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인성에 대한 자각과 이해가 필수적이다. 인간은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MBTI 성격검사는 다양한 유형의 장점과 함께 개선해야 할 점들을 제공해주고 있다. 우리는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격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자주 한다. 불같은 성격, 내성적인 성격, 고집스런 사람과 같은 표현 말이다.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때 성품만큼 중요한 요소가 또 있을까?

최근에 우리는 귀를 닫고 싶을 만큼 잔혹한 범죄 소식을 날마다 듣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성품에 대해 생각한다. 인간은 과연 어떠한 피조물인가? 왜 잔인무도한 범죄자들은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고 그렇게 뻔뻔할 수 있는가? 또한 성격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성격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질이다.

기질은 타고난 본성이다. 따라서 기질은 바뀌지 않는다. 반면에 성격은 환경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적응기제로 발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격은 관찰할 수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다. 내성적인 사람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꺼리고 낯선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나 외향적인 사람들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한편 성격은 다수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공통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을 어떤 성격의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서로가 공유하는 행동 특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성격은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는 개인의 독특성이나 개인차를 반영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연장선에서 보면 성격이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또한 성격은 비교적 일관성이 있고 안정적인 행동 패턴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의 성격을 이해하면 그 사람의 행동을 예언할 수 있다.

성격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고든 올포트는 사람들의 건강한 성격 특성을 몇 가지로 요약, 제시했다. 첫째, 자신을 뛰어넘어 자아를 확장해 타인에게도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다. 나뿐만 아니라 너와 우리에게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둘째, 성숙한 사람은 친밀감, 애정, 인내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사람이다. 셋째, 건강한 사람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기를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넷째, 성숙한 사람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지각하며 개인적 기술을 개발하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다섯째, 성숙한 사람은 자기에 대한 이해와 통찰, 유머감각을 갖추고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성숙한 성격의 소유자는 통합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반면에 건강하지 못한 성격을 성격장애라고 한다.

성격장애는 어린 시절부터 서서히 발전해 성인기에 개인의 성격으로 굳어진 심리적 특성이 부적응적 행동 특성을 일컫는다. 성격장애는 보통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고 기이한 특성을 보이는 편집성, 분열성, 분열형 성격장애를 A군이라 한다. 반사회성, 연극성, 경계성,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B군 성격장애라 한다. B군 성격장애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극적인 성격 특성을 보이는 성격장애이다. C군 성격장애에는 강박성, 의존성, 회피성 성격장애가 있으며 불안하고 두려움 등을 보인다.

성격장애는 대부분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부모들의 가학적이고 거부적인 양육태도, 불안정한 애착 등이 주요 요소이다. 사람들의 건강한 성격을 만드는 기본은 부모의 따뜻한 품과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