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도쿄패럴림픽에서 선전한 광주시청 장애인 탁구팀(왼쪽부터 김성옥, 김정길, 김영건, 서수연, 박진철, 남기원)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3년 뒤에 열리는 파리패럴림픽에서는 선수 전원이 메달을 획득해 세계 최고의 팀으로 도약하겠습니다.”

2020 도쿄패럴림픽의 영광의 주역인 광주시청 장애인탁구팀(TT1 남기원(55), TT7 김성옥(55·여), TT1-2 박진철(39), TT4 김영건(37), TT4 김정길(35), TT2 서수연(35·여))이 8일 광주시장애인실업팀 탁구장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11년 창단한 광주시청 장애인탁구팀 소속인 이들은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선수 모두가 국가대표에 발탁,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패럴림픽 무대에서 제 실력을 마음껏 뽐내며 은메달 5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이들은 강한 울림과 거침없는 도전으로 코로나19에 지친 광주시민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지만 ‘저마다 아쉬운 대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TT1 단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맏형 남기원은 “리우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바랐는데 똑같이 3위를 하고 돌아왔다. 순위를 올릴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해 아쉽다. 코치진 부족으로 전략적인 부분에서 미흡했던 것도 뼈아팠다”고 말했다.

TT2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은메달을 획득한 서수연 역시 “개인전 금메달을 목표로 준비했는데 아쉽게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중국에 막혔다”면서 “은메달도 값진 메달이라고 생각하고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름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배운 점도 있었다.

서수연·김영건은 “경기 일정이 빡빡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길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작은 실수들을 연달아 범하면서 결국 승기를 내줬다. 이번 대회에서 느낀 점을 보완해 다음 경기에서는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TT4 김성옥은 “대진운이 좋지 않아 개인전 8강에서 리우대회 우승자였던 네덜란드의 반 존 켈리를 만나 1-3으로 졌다”면서 “2008년 대회 참가 이후 처음으로 노메달의 설움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대회에 임할 생각이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영건과 김정길은 TT4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합작했다. 이들은 비결로 ‘환상의 호흡’을 꼽았다.

김영건은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터라 서로 모르는 부분이 없을 정도다”면서 “잘 안 되는 게 있으면 서로 돕고 힘이 돼 준다”고 말했다.

김정길은 “우리는 움직이지 않으니 호흡이 중요하다. 두 선수의 사이에 공이 왔을 때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 아무리 잘하는 선수가 와도 어렵다”면서 “서로 장단점을 잘 알아 서로 보완하고 대회에 나가면 시합이 잘 된다”고 화답했다.

이제 이들의 시선은 3년 뒤에 열리는 파리를 바라보고 있다. 향후 대회에서 선수 전원이 메달을 획득해 세계 최강팀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남기원은 “사실 패럴림픽에 가기 전에는 4개의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였다. 이루지 못해 아쉽지만, 다음에는 이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준비하겠다”면서 “당장 10월 구미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모두 개인전 1위를 차지하고 단체전서도 2~3개의 금메달을 따내겠다. 조재관 감독과 곽보근 코치를 믿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와 시장애인체육회, 시장애인탁구협회 관계자들과 광주시민이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좋은 선수가 되어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