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 우완 장현식(26)이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8월 트레이드를 통해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 현재까지 48경기에 출전해 55이닝을 소화하며 1승 3패 1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더라도 두둑한 배짱투와 타자들과 정면승부에도 밀리지 않는 힘 있는 구위로 현재 팀 내에서 가장 안정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초반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하는 아픔이 있었지만 이후 필승조 불펜으로 자리매김한 뒤에는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즌 전체를 살펴봐도 잠시 부침을 겪었던 5월(12경기 4홀드 2패 평균자책점 10.32)을 제외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월 2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1점을 내준 뒤 무적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려 연속 12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8경기 8.2이닝 무실점, 9월 2경기 3.0이닝 무실점이다.

성적이 좋아지면서 덩달아 투구 내용까지 향상됐다. 그는 지난 12경기 동안 15.1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은 5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탈삼진은 20개를 기록했다.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도 4-3으로 앞선 7회말 등판, 최고 151㎞ 강속구와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로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무사사구 4탈삼진)으로 막아냈다.

이는 장현식이 그동안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보물’이나 다름 없다.

지난해 8월 NC에서 KIA로 이적한 장현식은 첫 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구위와 구속은 좋았으나 늘 제구 난조를 겪으면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결과 28경기 31.1이닝 3승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11.20으로 부진했다. HR/9(9이닝당 평균 피홈런)이 2.01개로 많았고, 제구 불안도 노출하며 BB/9(9이닝당 평균 볼넷)도 4.60개로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세부지표들이 향상됐다.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이 6.25에서 4.19로 줄어들었고 피안타율도 0.308에서 0.218로 내려갔다. K/9(9이닝당 탈삼진)은 3.72에서 9.82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 결과 장현식은 삼성 라이온즈의 우규민(19홀드)과 함께 홀드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어 LG트윈스의 정우영·김대유, kt위즈의 주권이 공동 17개로 추격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장현식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팀이 하위권에 머무는 탓에 등판 기회가 적었음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가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계속 이어갈 경우 그는 커리어하이는 물론 타이거즈 최초 홀드왕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KBO 홀드왕 타이틀은 2000년부터 마련됐으나 KIA는 늘 주인공을 배출하지 못했다.

장현식이 남은 경기서도 뛰어난 활약을 이어나가 타이거즈 첫 홀드왕에 등극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