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화가’로 불리는 원로 우제길 작가의 가을 정취를 담아낸 기획전이 마련된다.

우제길미술관(관장 김차순)은 1일 개막, 오는 10월4일까지 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우제길 작가가 서늘한 가을 초입에 자연의 빛을 잘 나타낼 수 있는 한지를 이용한 오방색의 색면추상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를 갖는다고 7일 밝혔다.

‘색한지가 가을을 부르다’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지쳐가는 국민들을 위해 한지 작품으로 따스한 위로를 전하기 위한 취지로 총 15점의 작품을 출품해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전통 색한지의 독특한 물성에 매료돼 작품 제작에 집중해온 작가는 색한지가 갖는 독특한 질감과 색상을 구사하며, 평면으로 가지각색의 새로운 자신 만의 세계를 열고 있다.

특히 선조들의 훌륭한 장인정신을 생각하며 작업했던 작품들을 한데 모아 소중한 전시를 열게 됐다는 작가는 잠시라도 오방색으로 만든 한지작품을 감상하면서 오복을 받고 편안한 위로 받기를 소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2012, Light2012, A-150’

다양한 색감의 배치로 작품 배열이 이뤄진 이번 전시는 패널 위에 천연 색으로 물들어 포개어 있는 한지를 통해 마치 자연의 소리와 같은 ‘한지 숨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해둔 듯하다는 설명이다. ‘Light2011-A8’과 ‘Light2012, A-25’, ‘2012, Light2012, A-150’ 등 출품작들은 인위적으로 칼과 가위 등의 도구로 반듯하게 잘라낸 것이 아닌, 작가가 물에 묻혀 잘라낸 작업으로 정갈하고 물이 흐르는 듯 표현하고 있는데다 크고 작은 면들의 생생한 대비가 어우러져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리듬’(Rhythm)이라는 제목의 기하학적 추상의 실험기(1971∼1975)를 거친 뒤, 1976년에 이르러 검정색톤의 추상화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뒤 오로지 화업 한길을 60여년 동안 일궈왔다. 대개 1970∼1980년대의 수평적 구조에서 1990년대의 첨탑형 구조를 거쳐 2000년대의 장방형 구조로 변화를 추구했으며, 색조는 1970∼1980년대의 군청이 섞인 검정계통에서 1990년대의 녹색, 적색, 갈색이 상호조화를 이루는 시기를 거쳐 2000년대에는 적색과 갈색이 화면을 주도하는 형태를 구축했다.

‘2012, Light2012, A-31’

2010년대에 들어서는 원색을 즐겨 사용하고 있는 점이 하나의 특징으로 꼽힌다. 다양한 원색의 한지에 대한 실험과 함께 한지와 아크릴 컬러를 혼용해 사용하는 회화적 실험을 병행하고 있기도 하다.

원로 우제길 작가는 1942년 일본 쿄토 출생으로, 광주사범학교와 광주대 산업디자인과 및 전남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 100회를 열었고, 국내외 단체전 643여회에 걸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