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케이블방송 채널에서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청년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시골에서 재충전과 힐링을 하면서 새로운 삶을 영위한다는 내용이었다. 요즘 청년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을 도시가 아닌 시골 마을에서 찾아가는 과정을 새삼 일깨워 주는 영화이다. 시골에서도 행복 찾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주로 도시에서 태어난 MZ세대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고향이라는 정겨움을 맛볼 수 있고, 죽마고우는 아니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으며, 어느 책의 제목처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접하게 된다.

지방에서도 청년들은 꿈을 실현할 수 있다.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꿈은 이루어진다. 다름 아닌 전남에서 말이다.

나주에 터를 잡은 ‘39-17마중’은 2017년에 청년 부부가 도시에서 내려와 30년 동안 비어있던 폐가(1939년 목서원 건물)와 넓은 공터를 활용해 문화공간을 조성했다. 새로운 건물을 짓지 않고 한옥과 오래된 집들을 다듬어 복합 문화 공간을 꾸몄다. ‘1939년을 2017년에 마중하다’라는 스토리텔링도 가미했다. 매력적인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체험과 공연이 어우러진 장소로 거듭났다. 아울러 청년들이 모여드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영화 ‘경계인’과 드라마 ‘알고 있지만’의 촬영장으로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청년들의 요람으로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전남의 낭만적인 문화유산과 자연이라는 콘텐츠에 청년들의 노력과 크리에이터로서의 재능을 더해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공간도 겸하고 있다. 유튜브 운영 청년기업인 ‘바바프로덕션’, 공연기획과 촬영을 하는 ‘니나노플래닝’등과 이웃하며 공존하고 있다. 전남 청년살이의 성공모델로 새롭게 자리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다음 사례로 대기업을 그만두고 목포에 내려와 4차 산업혁명기술 관련 중소기업 ㈜휴먼아이티솔루션을 세운 청년의 이야기다. IoT와 ICT 기술을 활용해 농수산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대상으로 기획, 설계, 생산, 유통, 판매 등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스마트팩토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동일 사업 분야 1404개의 기업 중 전국 랭킹 15위의 위엄을 자랑한다.

치매예방 가상현실(VR) 재활시스템 ‘Tion(티온)’이라는 제품을 만들어 치매와 인지 장애 예방 및 재활 운동기구로 병원에 보급하고 있다. 2019년 18명, 지난해 36명, 올해 48명의 청년을 고용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9년에 27억 원, 지난해 55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휴먼아이티솔루션은 56개 이상의 특허 및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고, 올해는 ‘전남 강소기업’으로도 선정됐다.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전남의 부동산과 건물가격 등 설립 운영비용의 착한 가성비가 기업의 성장기반이 됐다.

또 다른 청년 유입 성공사례를 보자. ‘쉬어도, 지역에 살아도, 무엇을 상상해도’ 괜찮은 작은 마을이 있다. 꿈과 희망이 전부인 청년들이 ‘괜찮아 마을’을 만들었다. 자본은 없지만 열정이 있고, 의욕이 넘치는 청년들이 도시에서 목포로 모여들었다. 딱히 정한 것도 없이 처음에는 함께 노래하고, 요리하고, 모닥불을 피우고, 별을 보며 같이 잠들었다. 별다른 기약 없이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다가 청년들은 문득 지역에서 색다른 기회를 발견했다. 지역민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면서 지역민의 자발적 지원을 유도해 냄으로써 청년마을을 안정적으로 지역에 연착륙시킨 목포의 ‘괜찮아 마을’이다. 청년들에게 놀이 공간을 제공하고 저마다의 끼와 소질을 발휘해 청년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목포의 어여쁜 색시를 든든한 반려자로 얻기까지. 와우 FLEX!

처음엔 그저 낯모르는 젊은이들이 한데 모였다.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친구를 만들고 함께 고민하며,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냈다. 휴식과 놀이, 일을 함께 일궈 청년마을을 만들어 냈다. 재능+재미+일, 삼박자를 두루 갖춘 청년 마을이 시나브로 탄생한 것이다.

도시지역이 아닌 전남도내에서 성공한 사례는 이외에도 농업, 어업, 관광,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스며들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안에서 내 삶이 바뀌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으며, 덤으로 자연 속에서 쉼과 재충전의 기회, 새로운 친구까지 얻을 수 있다.

모방은 성공을 담보하지만 또 다른 창조의 시금석이 되기도 한다. ‘바이오 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신약은 아니지만 모방을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 낸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방에서의 크고 작은 성공사례를 배워 청정 바이러스 지대, 전남에서 또 다른 성공을 가꾸어 보자.

코로나 시대, 도시에 살던 청년들이 전남으로 들어오고 있다. 도시로 내몰리 듯 떠난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전남 살이’에 성공한 청년들은 묻는다. “왜 아직도 도시에 머물고 있는지? 왜 전남으로 오지 않는지?” 이제는 도시 청년이 답할 차례다. 응답하라! MZ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