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 수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은 양상이다. 코로나는 이전의 세상을 완전히 삼켜 일상의 대변화를 몰고 왔다. 그야말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일상적인 외출은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일이 돼 버렸다. 이는 굴뚝없는 황금산업이라 불리던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안겨줬다. 외래관광객 유치는 고사하더라도 하루빨리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라는 기대감이 앞설 뿐이다. 관광은 대면이 우선이기 때문이요, 관광객이 전남지역에 찾아와 먹고 자면서 돈을 쓰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시국에 어찌 대놓고 관광객 유치에 나설 수 있겠는가. 이 엄중한 시국에 언 발에 오줌 누기다. 그렇다고 누워서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관광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주역’의 ‘계사전’에는 ‘궁즉변(窮卽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란 구절이 나온다.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는 뜻이다. 백신 개발로 꺾일 듯했던 코로나19는 변이바이러스로 여전히 꺾이지 않으면서 비대면 기술과, 언택트로의 변화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결국 코로나의 끝을 바랄 것이 아니라 코로나와 일상을 함께 꾸리면서 그 흐름에 맞게 변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의 흐름은 언택트 여행, 생태여행, 로컬여행 등으로 귀결된다. 특히 해외여행이 어렵다 보니 국내여행이 대세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보다는 한적한 곳, 알려지지 않은 명소를 찾는 여행객이 많다. 단체 여행보다는 소규모 여행이 많아지고 있다. 안전과 위생을 추구하는 안심여행을 선호하면서 청정한 자연환경과 야외공간이 각광받고 있다. 다행히도 전남은 이를 모두 갖추고 있다. 가장 한국다운 음식, 해양, 생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같은 콘텐츠를 활용해 개별 여행객을 겨냥한 체류형 관광지로의 변화를 모색할 때다.

이미 전남도는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와 챌린지파크, 진도 대명리조트, 신안 자은해양관광단지, 해남 오시아노관광단지 등 명품 관광단지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7413실인 호텔·관광펜션 객실 수를 1만4462실로 2배 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남부권 관광개발사업,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벨트 조성, 영호남 동서내륙 관광벨트 조성 등 광역권 관광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 서부권인 목포를 대한민국 4대 관광거점도시로 육성하고, 동부권 여수를 스마트 관광도시로 육성한다.

코로나 추이를 예의주시해 하반기에는 포스트 코로나 전남방문의 해 선포식과 K-pop 슈퍼 콘서트도 추진,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담금질에 나선다. 그리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전남도 방문의 해 추진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다양한 콘텐츠와 관광서비스도 개선한다. 이를 통해 관광일자리 창출에도 힘쓰는 등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잠재적인 관광소비층인 MZ세대를 겨냥한 메타버스 플랫폼도 구축한다.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메타버스는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월 발표한 2020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전남도는 만족도 조사 13개 분야 38개 항목 중 8개 분야 13개 항목에서 1위를 석권했다. △여행지별 관광 숙박여행 전반적 만족도 △관광여행 교통 △식당, 음식 △관광 당일 관광정보, 안내시설 △화장실 등 관광지 편의시설 △지역관광 종사자의 친절성 △관광지 물가 △관광지 혼잡도 부문 등이다.

또한 서남권 국제관문인 무안국제공항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KTTP 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교통 편의, 시티투어, 서비스, 쇼핑, 숙박 등 여행 설계부터 마무리까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인 관광객 50만 명 시대를 활짝 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여행 출발부터, 집에 돌아갈 때까지 필요한 모든 관광 안내 서비스를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다.

정부 차원의 여행안전권역 운영에도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여행안전권역 합의 예정 국가를 중심으로 SNS 이벤트와 랜선 라이브 투어 등을 통해 전남 관광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임하선어 불여결망(臨河羨魚 不如結網)’이란 고사가 있다. ‘노력하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허욕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코로나19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일은 요원하다.

전남도는 궁해진 관광산업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민들의 참여와 협조는 비 온 뒤의 땅을 더욱 굳게 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