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코로나 19 장기화와 폭염으로 인해 우리는 그 어느 여름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를 기점으로 무더위가 점차 물러가고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올 가을에는 농촌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수확시기를 맞아 풍성하고 행복해야 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요즘 농촌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떠난 농촌은 이미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외국인 근로자에게 일손을 의지하고 있으나, 작년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해 외국인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작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2020 농림어업총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전국 농가는 103만6000가구, 농가인구는 231만7000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농가는 12.0%, 농가인구는 24.4% 감소했는데 이러한 감소 추세는 전남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전남지역의 농가는 13만6000가구로 경북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농가인구는 27만9000명으로 경북, 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하지만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농가는 20.0%, 농가인구는 29.5% 줄어들어 전국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감소했다.

더욱이 작년 전남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48.8%로 농가인구 2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전남 농촌의 고령화가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농촌은 인구 감소 및 급격한 고령화라는 인구학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더 이상 농사만으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촌의 경제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

지난달 7월 호남지방통계청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전남지역 농가소득 변화’에 따르면 2020년 전남지역 농가 평균소득은 4368만원으로 2019년 대비 11.1% 증가했으나, 증가 원인을 살펴보면 재난지원금 등 정부보조금이 늘어난 것과 2019년은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농업소득이 줄어 상대적으로 2020년에 증가한 기저효과로 보여진다.

그럼 전남지역의 농가의 주요 소득원은 무엇일까?

2020년 전남지역의 농가소득 구성비를 살펴보면 농업소득이 23.2%, 겸업소득과 근로수입 등의 농업외소득이 34.9%, 정부나 친인척으로부터 받는 보조금인 이전소득이 36.0%, 경조수입, 사고보상금 등 일시적으로 얻는 소득인 비경상소득이 5.8%로 실질적인 농가소득의 대부분은 농업외소득과 이전소득이 차지하고 있다.

2020년 전남농가 평균 소득 4368만원 중 농업소득은 1014만원으로 2019년에 비해 14.8% 증가했으나, 이는 그 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농업소득이 줄어든 기저효과로 인한 증가로 2년 전인 2018년 1190만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처럼 농가에서 가장 주춧돌이 돼야 할 농업소득의 비중은 2000년 47.5%, 2010년 32.1%, 2020년 23.2%로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이며, 이는 농산물과 축산물로 인한 소득만으로는 생활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통계수치로 알 수 있다.

농가인구 감소와 고령화, 그리고 농업소득 감소 등 농촌의 어려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지속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우리 농촌현실에 맞는 올바른 지원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실이 반영된 정확한 통계 자료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통계청은 정확하고 시의성 있는 통계를 생산해 농촌문제 등 미래사회 과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중요한 통계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농어업통계 비중이 큰 호남지방통계청에서도 이러한 농촌의 현실을 대변할 수 있도록 농가경제조사, 가축동향조사, 쌀 생산량조사 등 10여 종의 다양한 농업 관련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여름 땀방울이 만들어 낸 결실의 계절인 가을로 가는 초입에 서서 우리 농촌이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 풍요로운 농촌’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바쁘고 귀찮으시더라도 각종 통계조사에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관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