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 딱 어울리는 말을 찾지 못해 글의 제목에 리스펙이라는 말을 사용해 본다. 학교에 계시는 수석교사 대부분이 존경할 만한 분들이고, 또 그 분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석교사 제도가 참 좋은 정책이고 확대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그 안에 넣었다.

학교에는 수석교사가 있다. 모든 학교에 다 있는 것은 아니고 몇 개의 학교에만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교장, 교감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수석교사는 흔히 듣는 직책이 아니다. 수석교사는 언론사의 대기자에 종종 비유되기도 하다.

교사들은 교감을 거쳐 교장으로 승진하는 학교관리자로의 길로 갈 수도 있고, 수석교사 선발시험에 응시하여 수업 전문가로의 길을 갈 수도 있다. 수석교사에 선발되면 다시 학교관리자의 길로 돌아 올 수 없다.

학생들이 잘 배우기 위해서는 잘 가르치는 교사가 필요하다. 교사가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사 선발과 함께 선발된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을 계속 높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수석교사 제도 도입의 배경이 있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지 못한다. 교무부, 학생부, 방과후부 등 다양한 업무 부서에 소속되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오직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게 하려면 대학의 교수들처럼 수업 외 업무는 맡기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정책을 학교에서는 ‘업무 혁신’ 이라고 한다.

학교는 교사들의 업무 혁신을 통해 수업 연구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이른바 ‘수업 혁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교사 업무를 줄여도 수업혁신이 바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담임교사 업무를 줄이는 것은 교육행정지원팀을 구성해서 대신해 주면 되지만, 교사들의 수업 연구 활성화는 강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청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교사들의 자발성과 전문성 그리고 학교 내부에서의 연구 모임 활성화에 기대하고 있다. 교사들 스스로 수업연구 모임인 다양한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하도록 예산 등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수업전문가인 동료교사들끼리의 공동 연구와 상호컨설팅을 통해 수업의 질을 더 높여나가도록 하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학교 내에서 ‘전문적 학습 공동체’ 운영을 지원하고 교내 수업컨설팅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수석교사의 역할이 매우 절실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교사는 “선생님들의 업무가 줄어들게 되면, 그 시간에 해야 할 수업 연구 등에 대한 지도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신규 교사인 경우 그냥 수업 연구해라 해서는 안 됩니다. 그 시간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누군가 도와 줘야 합니다”고 말한다. 또 다른 교사는 “교사들의 수업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수업 혁신 정책에 있어 가장 현재 큰 문제점은, 학교 안에 장학기능이 상실되었고, 수업에 대한 교내 연수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를 담당할 전문가가 필요합니다”고 말하기도 한다. 수석교사 확대의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수업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내 수업혁신의 정점, 즉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대부분은 수석교사들은 지금껏 그런 역할에 헌신해 오고 있다. 그리고 또 더 해주어야 한다.

앞으로 수석교사를 모든 학교에 배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향후 학교 시스템 자체를 수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연구도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시스템을 교장-교감-교무실장-업무담당자 라인, 그리고 교장-행정실장-행정직원 라인과 더불어, 교장-수석교사-연구실장-학년부 라인 등 셋으로 나누어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