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며칠 전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급격히 녹아버린 잿빛 평야에 북극곰 무리가 힘없이 늘어져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로 서식지를 잃고 먹이를 찾아 북극곰이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사람을 습격하고 회색곰과 만나 잡종이 태어나 지구 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을 위협받는 것은 비단 북극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전 세계는 초대형 산불, 홍수 등 기상이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쪽의 에비아 섬은 지난 3일 시작된 불을 여전히 끄지 못하고 있고 서유럽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독일과 벨기에 등에서 200명 이상이 숨졌다.

지난 9일 공개된 유엔 보고서에서는 지금 추세라면 20년 안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 오른다고 예상했다. 지난 2018년 지구 온도 1.5도 상승폭 도달 시기를 2035~2052년으로 예측했던 것에서 3년 만에 12년(2021~2040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이어 2019년 9월 UN기후정상회의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Net-Zero)을 정책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중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올해 5월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된 데 이어 6월 기후 다자 회의인 ‘제2차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를 주최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면서 저탄소경제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 현대 등의 국내 대기업은 ESG위원회를 설치해 ESG 경영을 강화했고 포스코에너지, 한화에너지 등 에너지 기업 9개사는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에너지 얼라이언스를 맺은 바 있다.

반면에 중소기업의 경우 절반 이상이 ESG 경영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비용 부담, 전문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ESG 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건이 된 만큼 중소기업 또한 하루빨리 저탄소 경제 전환의 발걸음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따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촉진하기 위해 Net-Zero 유망기업 지원자금 200억원을 편성해 설비 투자 및 운영자금을 공급하고 시설자금을 지원받은 후 탄소배출량을 10% 이상 낮춘 기업에게는 금리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한, 챌린지 진단을 통해 기업별로 탄소 배출감축 목표를 설정해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공정 및 설비의 개선방안 등을 집중 컨설팅하며, 탄소중립 경영혁신 바우처 사업을 통해 고탄소 매출 10개 업종에 1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후변화 위기는 더 이상 다음 세대의 과제가 아닌 눈앞에 닥친 현실이며, 우리 모두의 참여와 노력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난제이다. 우리 중진공은 중소기업의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