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물차 교통사고, 특단의 대책 필요

한상윤 한국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본부 본부장



요즘 뉴스나 신문을 보기가 무섭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화물차 대형 교통사고와 관련된 기사를 간혹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교통안전 관련 기관의 지역본부장으로서, 특히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망 교통사고에 민감해 질 수 밖에 없고 그 누구보다도 상심이 크고 자책도 하게 된다.

지난달 우리 지역에서는 3건의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화물차와 관련된 사고였다.

원인을 살펴보면 모두 인재라고 할 수 있다. 강우 등 기상악화에 따른 안전운전과 배수관리 미흡, 신호위반, 도로시설 미흡 및 차량불법 개조 등,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들이다. 우리는 이 3건의 사고로 7명의 소중한 이웃을 떠나보내야 했다. 매우 가슴이 아프고 미어짐은 어쩔 수 없다.

교통사고 통계를 살펴보니, 작년에 20만 9,654건의 교통사고로 3,081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중 화물차와 관련된 사고건수는 2만 8130건으로 13.4%, 사망자는 756명으로 24.5%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특징으로 사업용 화물차 사망사고 점유율이 3분기 30.0%, 4분기 28.6%로 1-2분기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에서 보여주듯이, 화물차 교통사고는 치사율(사망자수/사고건수)이 2배 이상 높다. 특히 사업용 화물차의 치사율은 3.1로, 전체 1.6, 자가용 화물차 2.6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이는 충분히 예견되는 사항이다. 차체 규모가 크고, 화물 운송의 특성상 3과(과적·과속·과로)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교통안전 취약사항이 도처에 존재한다.

국토교통부에서는 화물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화물차 운전자의 자격관리와 의무교육 등을 시행해 왔으며, 3과 등에 따른 화물차 운행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휴게시간 의무(2시간 운행 후 15분 휴식)와 속도제한장치(80Km/h) 및 차로이탈경고장치 부착 의무화 등을 지속 추진하여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사망 교통사고는 다소 감소하고 있으나, 필자에게는 갈 길은 멀게만 느껴지고 있다.

교통안전관리 방향으로 흔히 4E를 얘기한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환경 조성(Environment)과 도로이용자의 의식 개선(Education), 단속(Enforcement), 첨단 장비 도입(Engineering)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도로이용자의 의식개선은 시급히 요청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시설개선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단속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화물차 교통사고 경보’를 발령하고자 한다. 모든 교통사고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해야 하지만, 특히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여 교통안전 특별관리 영역으로 특정하고자 한다. 이의 실효적 실행을 위해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 지역내 화물 유관기관 및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 이 협의체를 통해 현황과 대책을 공유하고, 기관·단체별 역할 분담과 협업체계를 구축하여 관리한다면 교통사고 줄이기 시너지는 배가될 것으로 본다.

두 번째, 화물 운전자의 준법 의식이다. 교통법규 준수 등 안전운전 뿐만 아니라, 과적·과로·과속 등 3과 관리와 화물차운수사업법 등 관련 법령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세 번째, 단속 강화이다. 단속은 제한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평소 믿고 있지만, 화물 추가 적재를 위해 불법으로 자동차를 개조하거나, 속도제한장치 해제나 의무 휴게시간 미준수 등 화물차 교통안전의 절대 위험요소에 대해서는 집중 단속과 강력한 행정처분을 통해 이용자의 의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우리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치부하며 살아왔는 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업주·운전자·화주 차원에서, 법 적용 및 집행 차원에서... ‘비정상’을 당연시 했던 우리의 행태가 우리의 이웃을 사고로 떠나보내게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화물차 교통사고로부터 우리의 이웃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노력이 요청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