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 덥다. 징하게 덥다. 그래도 걷는다. 매섭게 추울 때도 거르지 않았다. ‘웃으면 복이 오고, 걸으면 건강이 온다’고 했던가. 7년째 찌릿했던 허리통증이 시나브로 줄었다. 땀이 나니 자주 씻게 된다. 아는 의사 선생이 그런다. ‘너 같은 사람만 있으면 내 밥줄 끊겨’. 자주 씻으면 세균이 씻기고, 날마다 걸으면 잔 근육이 생겨 바른 몸이 되니, 병원 찾을 일 없단다.

곳곳에 손 씻을 곳을 마련하면 좋겠다. 버스 정류장에 세면대를 놓고, 사람 모이는 다중이용시설에도 세면대를 의무 설치하면 좋겠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예방에도 도움이 되겠다. 공존의 삶이어야 하니까. 의사 선생들이 반대하느라 1인 피켓 시위하고, 의사협회에서 반대 성명 발표하려나?

자동차보다 사람이 다니기 좋은 길이 많았으면 좋겠다. 신호등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고, 걸어서 출퇴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좋겠다.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건강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건 덤이다. 자동차회사와 큰 유통회사들이 반대 로비를 하고, 바쁜 사람들이 악성 댓글로 반대하려나?

아는 돌팔이(?) 의사가 그런다. 어렸을 때 다치면 고름이 생겼는데 그때는 고름을 짜고 잘 소독해서 나았다고, 딱히 병원에 가지 않았다고. 몸이 스스로 면역력을 갖는 일이란다. 아, 그랬구나. 지금은 다치면 몸의 면역을 대신할 항균 연고 ‘후시*’, ‘마데카*’을 발라 버린다. 몸이 따로 대응할 일이 줄어버렸다.

‘골 때리는 그녀들’이란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어느 한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여자들이 나와서 축구를 한다. 축구 규칙을 새로 바꿨고, 생중계가 아니라 주요 장면을 편집 중계한다. 사람들이 좋아한다. 거기에는 좌절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있고,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조선 유생의 후손들이 ‘감히 여자들이!’ 하면서 반대하지 않는다. 축구인들이 ‘축구 규칙을 어겼다’며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가대표를 했던 축구인들이 참여한다. 보수 언론들이 짜장을 먹었는지 벽화가 있는지, ‘짜장논쟁과 벽화논쟁’으로 트집 잡지 않는다.

코미디언들이 ‘우리의 역할인 웃음을 뺏어 갔다’며 투덜거리며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지 않는다. 등단한 작가들이 ‘감동은 우리 것인데 너희들이 감동을 줘서는 안 된다’며 항의하지 않는다. 글을 써서 여론몰이도 하지 않는다. 검찰이 ‘좋은 프로그램인데 표창장이 없다’며 특정 선수를 붙잡아 수사한답시고 이 잡듯 파헤치지 않는다.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을 ‘성 상품화했다’고 촬영장을 쳐들어가는 일도 없고, 마초들이 숏 커트한 선수들을 보고 ‘남성혐오주의자’라고 커뮤니티에 댓글로 도배하지도 않는다.

시대 흐름이 역할을 바꾸고, 규칙을 바꾼다. 일본제국주의 수사 관행이나 독재세력의 여론몰이로 시대를 집권할 수는 없다. 정서와 심리로 지배하는 가스라이팅으로 재미와 감동을 가로챌 수도 없다. 힘없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불평등으로 시대를 막아설 수 없고, 염치와 상식을 거스르는 부정의로 제 잇속을 채울 수도 없다.

‘골 때리는 그녀들’을 보실 때는 더워도 잠시 에어콘을 끄셔도 된다. 진정성은 더위를 이기게 하고, 감동은 도전과 열정으로 우리를 몰아넣기 때문이다.

진정성은 상대를 설득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선거가 다가온다. 정책을 만들거나 말을 할 때는, 시대의 흐름을 보고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 유권자들은 언론의 분석을 따를 것이 아니라 옳음을 생각해야 한다. 누가 세상을 이롭게 하는지 살펴야 한다. 언론의 주장은 생각의 면역력을 막아버린다. 유명세나 여론조사가 진정성일 수 없고, 과거 이력이 감동일 수 없다.

우리가 함께 행복하게 살려면 생각의 잔 근육을 키우고, 언론의 주장을 자주 씻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