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광주·전남작가’ 소설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임미나씨가 첫 소설집 ‘벼꽃’(아꿈 刊)을 펴냈다.

이번 소설집 ‘벼꽃’은 세상에서 상처받고 소외된 여성들과 그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작가의 눈으로 직시하고 있다.

10대 미혼모를 그린 ‘향기’를 비롯해 결혼을 앞두고, 파국을 맞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눈’, 20대 여성 주인공과 할머니와의 동거에서 불화와 화해를 다룬 ‘바람의 집’, 30대 여성의 불행의 대물림을 그린 ‘복’, 시어머니의 불행을 외면하며 사는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섬’. 노란 포대를 들고 구걸로 ‘십 원만 주세요’를 외치며 길 위에서 살아가는 40대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벼꽃’ 등이 수록됐다.

이외에 50대 또는 60대 여성인 이들에게 남은 건 침대에 묶여 있는 병든 몸뿐으로, 그녀가 꽁꽁 언 손으로 쓴 소설의 끈을 따라가 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뜨거워야 하는가를 알 수 있는 ‘봄날’이 실렸다.특히 이기적이거나, 착하기만 한 그들이 보여주는 삶의 현장이 우리들의 총체적 모습이자 우리 사회의 단면이 드러난다. ‘향기’의 미혼모나 ‘눈’의 동성애, ‘바람의 집’의 조손가정, ‘봄날’에서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요양원의 현주소, ‘섬’의 성폭력 피해를 감추기에 급급한 여성 노인 등을 통해, 책상에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몸으로 부대끼며 글을 쓰는 작가적 근성과 사회의식이 잘 드러나고 있다는 평이다.

작가는 “세상 구석구석에서 나를 비롯해 미미하게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며 “글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놓지도 못했다.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글쓰기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다. 언젠가는 쓰고 말 거라는 다짐만 하며 살아왔다. 더디지만 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꼭 이룰 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미나씨는 전북 전주 출생으로 현재 광주전남작가회의와 땅끝문학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