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양화가로는 2015년 3월 최초로 UN에 초대돼 전시를 열어 미술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던 김근태 작가가 특별개인전을 28일부터 8월2일까지 서울 인사동 소재 G&J 광주·전남갤러리에서 갖는다. 출품작은 지적 장애인의 내면을 탐구한 추상을 망라해 100호 13점과 소품 180점 등 총 250여점.

‘나는 꽃, 너는 향’이라는 타이틀로 열릴 이번 전시는 그동안 사회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온 작가가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두에게 다시 한 번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근태 작 ‘생명 그대로’

김 작가는 5·18광주민주화운동 현장에서 겪은 정신적 치료를 받기 위해 목포 앞바다 고하도의 ‘공생 재활원’을 찾았다가 그곳에서 150여명의 정신지체아를 만나면서 장애인들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 이후 장애인들을 화폭에 담는 화가로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김근태 작가는 지난해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당시 김 작가는 “국제 사회에서 미술을 통한 장애인의 인권 구현이라는 중요한 명제에 대하여 크게 기여했고, 국내 화단에서는 예술이 주는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게 만듦으로써 예술의 지평을 넓혔다”며 “그의 그림은 단순히 장애를 극복하는 미술이 아니라 장애의 의미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의미에서 기존의 틀을 깬 방식이자, 관객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예술”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김근태 작 ‘변화’

늘 새로운 시도로 자신만의 독특한 색감과 형태로 지적 장애 아이들을 아름답게 담고 싶어 하는 등 치열한 작가 정신이 이번 전시회에도 투영된다. 강렬한 색채를 사용해 추상적으로 아이들의 본질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작가의 작품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고, 우리에게 지적 장애 아이들의 의미를 다시금 되짚어 보게 한다.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마치 많은 꽃잎들이 모여 꽃이 되듯이, 작은 소품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 또한 하나의 작품이 돼 생생한 느낌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작 ‘자화상1’

28년 동안 한결같이 지적 장애인만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는 이들에 대한 존엄성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 그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정신과 영혼이 깃든 존재감을 창작물에 투영시키는데 집중했다. 특히 그 상징성을 강화해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더 깊이있는 성찰의 삶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G&J 광주·전남갤러리 관계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의 영혼을 관통하며 화합과 연합을 이룬 작가의 작품처럼 우리 개인의 삶 속에서 그 동안 놓치고 있었던 삶의 본질을 찾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 나아가 작품에 담긴 긍적적인 영혼을 소유하는 것도 의미깊은 일일 것”이라며 “그동안 사회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온 작가가 힘든 시기를 버텨내고 있는 모두에게 다시 한 번 희망과 위로를 전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근태 화가

오픈식은 28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