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순천 10·19사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실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6월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서영교)는 전체회의를 열고 ‘여수·순천 10·19사건 특별법(이하 여순사건특별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제16대 국회부터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했던 여순사건특별법은 국회 논의 20 여년 만에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순사건은 지난 1948년 10월 19일 여수시 신월동에 주둔하던 국군 제14연대 소속 군인 일부가 제주 4·3 사건 관련 진압 명령을 거부해 시작된 사건이다.

여순사건의 ‘형제 사건’인 제주 4·3사건은 지난 2000년에 특별법 제정 이후 2014년부터는 국가 추념일로 지정돼 국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6·25 한국전쟁 전후로 발생한 거창사건, 노근리사건도 특별법을 통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지고 있다.

제21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전남 지역구 의원들은 지난해 7월 152명의 국회의원의 서명을 받아 여순사건특별법을 발의했다.

지난해 12월 행안위 입법공청회를 거쳤고, 지난 4월 행안위 법안 소위를 통과됐지만, 국민의힘이 심사 후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후 여야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행안위 전체회의 상정이 늦어지면서 애를 태웠다.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여순사건특별법은 여야 간 심의 끝에 일부가 수정됐다.

우선 여순사건의 발생 지역은 여수·순천을 비롯한 전라남도·전라북도·경상남도로 정했다.

또 ‘여순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실무위원회’를 전남도에 두고, 구성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을 포함을 명시했다.

진상규명 신청 기간은 ‘최초 진상규명조사 개시일부터 2년 이내’로 규정했다.

의료지원금 및 생활지원금의 지급 대상을 희생자로 한정했다.

진상규명위의 동행명령에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을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아울러 재단설립에 대한 지원은 제주4·3사건특별법과 동일하게 삭제했다. 진상규명 이후 후속 조치에 관한 사항이라는 것이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 갑)은 “반백년을 넘게 기다려 온 여순사건의 진상 규명과 희생자 및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첫발을 드디어 뗐다”고 소회를 밝히며 “16대 국회부터 논의돼온 여순사건특별법이 사상 최초로 국회 행안위 문턱을 넘었으니 더 박차를 가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소 의원은 이날 행안위에 법안이 상정되기까지 여야 원내지도부를 두루 설득하며 심혈을 기울여왔고,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통과 과정을 지켜봤다.

국민의힘 의원으로 그동안 여순사건특별법을 위해 힘써온 정운천 의원은 “73년 넘도록 아픔을 해결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깝다”며 “여순사건은 지역을 너머 여야를 너머 마땅히 해결해야 할 역사적 과제이며, 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본회의까지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