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철거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공사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동구가 철거 허가 심사 때 해체계획서에 첨부하게 돼 있는 ‘구조안전계획 안전점검표’를 누락한 채 철거 허가를 내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춘식 의원이 광주시의 자료를 조사·확인한 결과, 사업자인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측은 건축물관리법령에 따라 해체 허가 신청을 할 때 ‘해체계획서’상 첨부해야 하는 ‘안전점검표’를 허가권자인 동구청에 제출했어야 하지만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동구는 안전점검표가 누락된 해체계획서를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철거를 허가했다고 최 의원 측은 주장했다.

국토교통부의 ‘건축물 해체계획서의 작성 및 감리업무 등에 관한 기준’을 보면 해체계획서 내용에는 ‘해체 대상건축물의 개요’와 ‘작용하중’, ‘해체순서별 안전성 검토사항’ 등이 포함돼야 하며, ‘마감재 철거 전, 지붕층·중간층·지하층 해체 착수 전’에 각종 안전사항을 확인하고 안전검사 기준을 특정하도록 하는 별도 양식의 안전점검표를 작성, 해체계획서에 첨부해야 한다.

즉, 사업자인 재개발정비사업조합 측은 안전점검표를 빼고 해체계획서만 동구청에 제출했고, 동구는 자세한 검토 과정 없이 철거를 허가했다고 최 의원 측은 설명했다.

최춘식 의원은 “건축당국이 주먹구구식의 건축행정으로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일선 지자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철거 허가 과정이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구는 “국토부는 대상건축물의 사전조사를 통해 기둥, 보, 슬래브, 벽체 등의 상태 조사결과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구조 안전성 검토를 별도로 수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며 “(붕괴 건물의)해체계획서 검토자(건축사)가 건축물의 측량, 도면 등을 통해 건물의 안전성 검토확인서가 첨부됐기 때문에 구조 안전성 검토를 별도로 제출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16일 재개발사업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지자체의 책임 여부를 들여다 보기 위해 광주시, 동구청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 시행사인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