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지속 되면서 전남관광 판도가 바뀌고 있다.

관광객들이 코로나19 발생지역을 꺼리면서 전통적인 인기 관광지인 순천만국가정원 방문객이 크게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관광객 수가 적었던 서부권은 목포와 해남의 둘레길과 산림욕장 등 청정·힐링 이미지가 부각 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을 찾은 관광객 수는 3877만5855명으로, 전년도(6254만8280명)에 비해 38%(2377만2425명) 감소했다.

22개 시·군 중 지난해 관광객이 늘어난 곳은 해남군(21.5%)과 영암군(4.3%) 단 두 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20개 시·군은 관광객이 줄어들었다.

감소 지역 중 순천시와 목포시의 변동 폭이 눈에 띈다.

순천시는 2019년 1016만7739명으로 도내 2위 였지만 지난해는 무려 644만9024명이 줄어 371만8714명에 그치면서 3위로 내려 앉았고, 목포시는 2019년 590만2845명으로 3위에서 지난해 551만8603명으로 도내 2위로 도약했다. 두 지역 모두 관광객이 줄었지만 감소 폭이 작은 목포시가 순천시와 순위를 바꾼 것이다.

매년 3~4위권을 기록했던 목포시가 도내에서 2위 관광지로 도약한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남지역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총 566명 중 순천시는 35.7%인 202명에 달했고, 목포시는 인구 규모는 비슷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6.2%인 35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전국 2위 관광지로 명성을 올린 순천만국가정원의 경우 2019년 617만9697명에서 지난해 193만7742명에 그쳐 전국 7위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것이다.

반면 목포시는 동본원사와 갓바위, 부흥산 둘레길, 양을산 산림욕장, 입안산 둘레숲길, 조각공원 등이 힐링·청정지역으로 입소문을 타며 소규모이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입안산 둘레숲길은 무려 333.0%(8만7319명→37만8104명) 증가했고, 부흥산 둘레길도 140.1%(4만4160명→10만6038명) 늘었다.

뿐만 아니라 곡성군 침실습지 254.1%(2만7096명→9만5947명), 목포 동본원사 108.7%(15만5052명→32만3587명), 해남군 땅끝관광지 78.9%(14만7428명→26만3776명) 등 관광지 13곳이 지난해 관광객 수가 5만 명 넘게 증가했다.

이처럼 관광객이 늘어난 관광지는 청정자원을 갖추고 있거나 엑티비티 관광지가 대부분으로, 코로나19 시대에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향후 관광객 유입을 위해 대규모 관광단지가 아닌 소규모 시설이더라도 코로나 등에 안전한 청정·힐링 이미지를 갖춘 지역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건철 전남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 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전남관광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가족단위, 연인, 친구 등 소규모 관광객이 대세가 됐고, 청정지역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에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춘 전남도는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