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1000조원을 돌파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빚을 내 집을 사려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주택 매입 자금 수요가 크게 증가, 전체 가계대출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09조5000억원으로 전월(1003조1000억원) 대비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3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역대 최대치는 지난해 3월(9조6000억원)이었다.

가계대출이란 기업 활동이 아닌 개인의 생활과 관련된 대출로 주택 거래와 관련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해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으로 구성되는 기타대출을 합한 금액을 뜻한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7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3월 기준으로는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이 2조8000억원이다. 신용대출이 주를 이루는 기타대출은 8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000조원으로 전월에 비해 4조6000억원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은 7조3000억원 증가해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관련 자금수요와 함께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3월 기준 두 번째로 큰 폭으로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 증가규모는 3조6000억원이다.

반면 대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7000억원 줄어든 17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과 직접금융 조달규모 확대 등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4분기 중 늘어난 주택매매 및 전세 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상당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며 “다만 2월 중 설 상여금과 연말정산 환급액 유입 등으로 기타대출은 줄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