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 모두가 무등산 땅 한평 갖기 운동을 시작 합시다!!

이유희 광주도시공사 기획전략처장



무등산은 광주의 자랑이자 시민 모두가 사랑하는 산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내내 무등산에는 수많은 볼거리가 있다. 휴일이면 무등산의 경치를 즐기려는 인파가 끊이지 않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간편한 옷차림으로 산을 찾는다. 광주시민 누구나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자 고향의 어머니를 말없이 찾아가듯이 발길 닿는 곳이 바로 무등산이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지리산을 시작으로, 경주, 계룡산, 한려해상, 속리산, 한라산, 설악산, 내장산, 가야산, 오대산, 덕유산, 주왕산, 태안해안, 다도해해상, 북한산, 치악산, 월악산, 소백산, 월출산, 변산반도, 무등산, 태백산국립공원 등 22곳이 지정되어 있다. 무등산은 2013년 3월,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무등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첫 대문에는 무등산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광주·전남의 진산(鎭山)이자 호남정맥의 중심 산줄기로서, 전체 면적은 75.425㎢이다. 해발 1187m의 무등산은 ‘비할 데 없이 높고 큰 산’ 또는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고귀한 산’ 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고봉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서석대, 입석대, 광석대 등 수직 절리상의 암석이 석책을 두른 듯 치솟아 장관을 이룬다.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참나리,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겨울에는 설경 등 사계절 생태경관이 뚜렷하며, 멸종위기야생생물 수달·하늘다람쥐·으름난초 등이 서식하는 우수한 생태계를 자랑한다.

하지만 무등산 국립공원 토지소유 현황(2019년 기준)을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실망스럽다. 전체면적 75.425㎢ 중에서 절반이 넘는 63.1%(47.619㎢)가 개인소유의 사유지인 것이다. 나머지는 국공유지 32.5%(24.503㎢), 사찰지 4.4%(3.303㎢)로 구성되어 있다.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에 무등산국립공원이 사유지 비율이 가장 높다. 쉬운 말로 개인 소유의 남의 땅에 정부가 국립공원이라는 울타리만 친 셈이다.

절대적 토지소유권 개념이 강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곱씹어 보면, 사유재산의 과도한 제한이라는 미명하에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국립공원도 언젠가는 민간공원특례사업처럼 고분양가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다. 그간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 문제에서 지켜봤듯이, 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사적 재산권 보호의 틀 안에서 국립공원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아름다운 무등산을 후손들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노력으로 시민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1895년 영국에서 로버트 헌터(Robert Hunter) 변호사가 중심이 되어 시작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National Trust)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National Trust)”이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 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이나 문화유산을 사들이고, 그것을 시민의 주도로 영구 보존·관리하는 시민환경운동이다.

옛 선인들은, 무등산에 저녁노을이 들 때 햇살에 반사되어 수정처럼 빛나기 때문에 서석대를 수정병풍이라고도 했다고 전한다. 무등산의 또 다른 이름으로 서석산이라고 부른 것은 이 서석대의 돌 경치에서 연유한 것이다. 또한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어 온 입석대는, 하늘에서 내려온 신기한 도술을 가진 석공(石工)이 먹줄을 퉁겨 세운 듯, 5~6각형의 돌기둥이 하늘에 닿을세라 조심스럽게 늘어서 있는 모습에 감탄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무등산을 후손에게 영원히 물려주기 위해서, 광주시민 모두가 땅 한평씩 기부를 통하여 아름다운 무등산을 공유하자는 운동을 제안한다.

최근 이른바 ‘신양스카이캐슬’ 불리며 개발논란에 휩싸인 무등산 자락 신양파크호텔 부지를 광주시가 매입키로 했다. 무등산을 난개발로부터 지켜내고 공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입해 공유화하기로 한 것이다. 무등산 보존을 위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National Trust)이 민주성지 광주에서 처음 시작된 것이다.

또한 무등산을 보존하고 가꾸기 위해서, 민선7기 이용섭 시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광주생태문화마을 조성사업은 의미가 매우 크다. 노후화된 무등산 원효사지구(집단시설지구) 상가단지를 북구 충효동 일원으로 이주시켜, 무등산 자연생태계 복원뿐만 아니라 광주호 호수생태원과 가사문학권을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남도예향의 맛과 멋을 체험하고 즐기는 관광명소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글자 그대로 무등산 자연환경을 복원하면서 관광자원을 만들어 가는 일석이조(一石二鳥) 전략이다. 민선7기 창조적 사고와 탁월한 리더십에 박수를 보낸다.

광주시민 모두가 땅 한평씩 기부를 통하여 아름다운 무등산을 보존하고, 함께 나누는 공유공간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무등산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을 제안한다. 하늘이 우리에게 물려준 소중한 자원을 후손들에게 온전히 물려줄 수 있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