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최근 대학교 강단에서 5·18 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이 일으킨 폭동’이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과 왜곡이 또다시 불거졌다.

해당 강의를 한 박훈탁 경주 위덕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5·18을 민주화운동이 아닌 북한군이 저지른 범죄행위”라는 주장을 펼쳤고, 이에 대해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 증언과 증인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증언과 증인은 5·18을 왜곡해 처벌받은 지만원씨로, 그가 연구한 내용을 증거로 들었다.

나아가 그는 “광주 사태의 진실과 관련해 아예 입을 틀어막아 버리겠다는 것이 5·18가짜뉴스특별법이다”며 “이 특별법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과제물로 제출하라”고 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보수성향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군부의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나섰던 광주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깎아 내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등 5·18을 돈벌이로 이용하려고 한 것이다.

해당 강의와 관련해 박 교수는 12일 “어떤 해명과 이유도 상처받은 국민과 5·18 관계자분들, 위덕대학교 구성원들의 분노와 아픔, 슬픔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이들의 숭고한 희생이 한 순간에 더럽혀진 건 자명한 사실이다. 또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이들을 북한군과 동조해 폭동을 일으킨 범죄자로 낙인을 찍어 유족들과 5·18 관계자들에게까지 더 큰 아픔을 줬다.

4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총칼에 가족을 잃고, 왜곡·폄훼로 두 번째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5·18 유족들의 아픔이 이제는 그만 이어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