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속출로 ‘4차 대유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시교육청이 유치원, 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결핵 예방을 위한 단체 검진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단체검진이 대상자인 수백명의 교직원을 특정 일, 한정된 시간대에 한 장소에 대거 몰리게 하는 방법으로 진행돼 일부 일선 교사들이 ‘감염병 예방 조치에 역행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12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지역 내 유치원, 초·중·고교, 특수학교 등 303곳 4574명의 교직원을 대상으로 결핵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결핵검사는 지난 2016년 8월 결핵예방법이 개정되면서 의무화 된데 따른 것이다.

당시 관련법 개정으로 의료기관을 비롯해 산후조리원, 유치원, 어린이집 및 초·중·고교 등 학교 등의 집단시설 종사자들은 매년 1회 결핵검진을 받도록 돼 있다. 이는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결핵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생아나 영·유아 등 면역이 취약한 아동들에 대한 전파를 막기 위한 사전적 조치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최근 일선 학교별로 오는 7월까지 결핵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자 수와 검진 시간, 검진 거점기관 등을 특정한 공문을 보냈다.

대상자들은 시교육청이 각 기관별로 부여한 특정 날짜에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배정받은 검진 거점기관(15곳)에서 결핵검사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와 인접지역인 전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고 무증상 감염자까지 잇따르는 상황에서 시간과 공간을 한정해 한꺼번에 최대 수백명이 몰리게 결핵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감염병 확산 저지를 위해 5인 이상의 사적모임을 금지하고, 다수가 운집하는 공공기관 행사도 최대한 자제하는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부적절하다는 얘기다.

실제 검사 첫날인 이날 유치원 7곳, 초등학교 8곳의 교직원 202명이 오후 2시부터 4시30분까지 광주교육연수원에서 단체로 결핵검진을 받았다.

13일에도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직원 200여 명이 광주동부교육지원청에서 결핵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런 상황은 오는 7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일선 교사들은 시교육청의 보건행정이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관련 법 개정 이후 의무화된 결핵검사를 그동안 한 번도 실시하지 않다가 하필 이 시점에 집단 검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일선 학교 교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같은 시간, 특정 공간에 교직원 수 백명을 몰아 넣고 결핵검사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감염병 예방 조치를 무시한 것”이라며 “만약 감염병 노출 등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빚어질 경우 학생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 지느냐”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법 개정 이후 교육부의 별도 지침이 없어 결핵검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이번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거리두기 준수와 함께 내부 소독 등에 특히 신경쓰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