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공부 스트레스가 없어 너무 좋아요. 서울에서는 할 수 없는 농사일이 제일 재미있어요.”

올 신학기, 서울 강남에서 화순초등학교 이서분교로 전학 온 이세아양(4년)은 “서울에서는 학원 6곳을 다니느라 놀 시간이 없었는데 여기는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처음에는 설렘 반 걱정 반이었는데 막상 와보니 오길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할 때까지 계속 다니고 싶은데 서울에 계시는 아빠 일 때문에 6개월만 있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양이 다니는 이서분교는 화순 유일의 면단위 초등학교다. 지난해 전교생은 11명이었는데 올해는 서울에 사는 남학생 1명과 여학생 3명이 전학을 와서 이젠 15명이 됐다. 이중 다문화가정은 5명이다.

신나영 분교장은 “대도시 아이들과 시골 아이들은 교실과 운동장에서 스스럼없이 어우러진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적 교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농촌유학 프로그램이 정착하면 폐교 위기의 학교를 살려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6개월 후 아이들이 돌아가면, 남아있는 아이들에게 허전함이 있을 수 있어 내심 걱정도 되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4명의 유학생들은 6~7교시 수업을 마치고 오후 4시 20분에 스쿨버스로 5분 거리의 각자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대한민국 아름다운마을 3호’인 화순군 야사마을에 위치한 이서커뮤니티센터 뽕모실마을학교가 아이들의 보금자리인데 이곳에서 부모님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폐교된 이서중학교를 리모델링한 커뮤니티센터는 드넓은 잔디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자연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편백나무방과 마을도서관, 세미나실 등 쾌적한 생활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

특히 자동차로 5분 거리에 파출소와 보건소 등의 생활 안전망이 확보돼 있고, 면사무소, 우체국, 농협 등 행정기관과 편의시설 등이 센터 인근에 밀접해 있다.

뽕모실마을학교에서는 친구들과 놀면서 마을 어르신들이 가르치는 국악,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온마을 돌봄 서비스’가 가동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누룩꽃빵 발효체험교실, 수리학교(풍물, 장구, 민요)와 돌봄교실 상시 운영, 느티나무 마을음악회(5월중), 전래놀이 가을운동회(10월 중), 떡국 한그릇 송년회(12월 중) 등이 열린다.

학교와 연계수업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꼬마 농부학교에서는 △자연과 함께하는 텃밭 △꼬마농부 작두콩 농사 △ 꿈꾸는 에벌래 누에치기 수업이 이뤄진다.

유학생의 학부모 A씨는 “부모님 고향이 서울이어서 전남 화순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나태한 생활 때문에 아이와 자주 부딪쳤는데 이곳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 매일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자연과 함께 대면수업을 하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학부모 B씨는 “마을 어르신들과 가까이 하니 인성이 좋아지는 것 같다. 한 달 조금 넘은 기간이지만 공기 좋은 곳에서 마음껏 뛰어 놀다보니 체력도 많이 좋아졌다”면서 “처음엔 1년 생각하고 왔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졸업할 때까지 있어도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