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근로자의 임금 불만은 언제나, 어느 회사에서나 존재해왔다. 일부의 불만으로 치부됐던 이같은 임금 불만은 더이상 수면 아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과급 지급을 놓고 투명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 1월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됐다. 그룹 총수가 나서 연봉 반납 카드를 꺼내 들고 노사 합의로 일단락 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모양새가 한동안 이어지면서 불씨가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는 어떤 기준에 의해 내가 받은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인지 보상체계를 알고 싶어 하는 근로자들이 늘어난 데서 비롯됐다. 근로자 손에 쥐어진 성과급이 회사의 성장과 위상에 따른 합리적인 결과인지 근로자 스스로 확인하겠다는 거다. 얼마를 주든, 회사에서 성과급을 주는 것만으로도 덮어놓고 감사하게 받던 과거와는 다른 풍경이다. 성과급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의 중심에는 사회의 주체로 자리매김한 MZ세대(1980년대 후반~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있다. 이들은 회사를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지 않기에 원칙에 어긋난다 여겨지면 명확하게 의견을 개진한다. 이번 논란에는 구성원을 챙기지 않는 조직에 언제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MZ세대의 특징이 녹아있다.

업계에선 이들이 그동안 관행이란 이름으로 행해진 여러 불합리한 문화를 개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직면한 문제를 공론화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점을 긍정적인 소통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열정과 애사심이란 이름으로 무조건 충성을 요구하는 시대는 지난 셈이다.

최근 여러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 기업이 윤리적이지 않고, 제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생존이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일 터다. 이제 ESG와 함께 사내 소통을 기업의 중요 가치로 내세워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