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서(四書)의 하나인 대학(大學)에 ‘밝은 덕을 더욱 밝혀 백성을 새롭게 해, 모두가 선(善)에 이르도록 한다’는 공자(孔子)님의 말씀이 있다.

14세기경 유럽에서 창궐한 흑사병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 유행성 바이러스 전염병이었다. 이 전염병으로 희생된 사망자는 유럽 전체 인구의 50%에 해당하는 약2억 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는 우리 세대 인류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역병이다. 흑사병은 유럽지역에 국한됐지만 코로나19는 가히 전 세계의 모든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또 발병 양상이 그 당시와 거의 비슷하다는 전문가의 견해이니, 두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의료기술이 그 당시와 비교가 안 될 만큼 발달됐다고는 하지만, 전염성이 더 강력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방역당국의 발표이고 보면, 집단방역에 더욱 솔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지난 일 년간 지루한 일상을 보내야만 했다. 전염을 막기 위해 숨쉬기 불편한 마스크를 쓰고 다녔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로 사적모임은 물론 크고 작은 행사를 전혀 할 수 없었다.

바야흐로 상춘가절(賞春佳節)임에도 불구하고 분주한 일상에 지친 도시민이 꽃구경 마저 포기해야 하는 형편에 있다. 또 인륜지대사인 혼사를 맞이해 축하객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으며, 일생을 마감하는 이의 초상에 삼가 조문해 영결의 슬픔을 나눌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만남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하객과 문상객보다 오히려 혼주와 상주가 더 부담을 더 느끼는 현실이 됐다.

국가 간에도 국경을 봉쇄해 교류가 막힌 마당이라 여행이나 통상교역 교류는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류 역사에 있어 전 지구촌 인류의 생명이 위협받는 공포와 사회질서가 파괴되는 대혼란이 현재 진행되고있는 것이다.

코로나 정국에 정치하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정치는 모름지기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 이는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최대의 덕목이며 본분이다.‘ 백성을 보호하지 못하면 아무리 요순(堯舜)의 법이라도 소용이 없다’는 다산(茶山)의 가르침도 최우선으로 국민을 위해 시정(施政)을 해야한다는 교훈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상대 당의 입장을 교설(巧說)로 헐뜯으며, 정부를 비판하고 실정을 최대한 노출 시킬 것인가?

청문회가 되면 정작 정책과 자질검증은 사라지고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면서 무책임한 낭설(浪說)만 들추며 권위적인 행태만 있지 않았던가? 그러한 일련의 언행이 과연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이들 모두가 오히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을까? 심지어 코로나 백신을 대통령이 먼저 맞아야만 국민 불안이 해소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이 있다. 불신과 불안을 선동하는 우스운 작태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논평 한 줄 없이 그대로 옮겨 쓰기만 하는 언론이 있었으니 국민은 혼란스러울 뿐이다.

코로나로 꼼짝할 수 없는 국민에게 정치하는 여러분은 무엇으로 위로할 것인가. 이른 시간내 코로나를 극복해 잘먹고 잘살며,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최우선의 역할이 무엇일까 하는 사려를 당부드린다.

즉, 이 시대의 정치 지도자는 희망의 내일을 기대 할 수 있는 메시지를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국민 앞에 겸손하며, 허물을 찾기보다는 감싸 주는 훈훈한 정치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만나면 볼 성 사나운 대립만 하는 그분들이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덕치(德治)의 정치를 희망해 보면서, 감히 수신제가(修身齊家)를 건너뛰고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논하겠다는 처신이 아니기를 바란다.

나라는 외침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진다는 역사의 준엄한 교훈을 드린다.

우리는 엄정하게 제한된 사회적 공간이라는 현실 속에 갇혀 있다. 자연히 텔레비전 매체에 높은 의존을 할 수밖에 없다. 이 방송 저 방송 할 것 없이 배타(排他)의 정치 놀음과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의 심각성만 보도하는 방송화면에 이제 지쳐있다. 그래서 좋든 싫든 오락 TV 매체에 체널이 고정될 수밖에 없다. 모 방송사에서 진행했던 미스터. 미스 트롯트 가요 오디션에 온 국민이 열광했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경연을 펼치는 가수들의 노래 솜씨나 실력도 대단하지만, 눈길 붙일 곳 없는 시청자를 한 데 모으기에 충분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니 그나마 고마울 뿐이다. 잘생긴 외모와 몸매에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추며 노래하는 가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 허전함이 있음을 숨길 수 없다.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이다. 사회 구성의 충실한 일원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리고 밝은 덕(德)을 더욱 밝혀 모든 백성이 더불어 잘살아가는 새로운 사회 질서를 세우고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는 소박한 생각을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