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작된 공직자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정부가 개발계획을 발표했던 광주 산정지구에 대한 땅 투기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산정지구 공공택지 사업은 광산구 산정동과 장수동 일대 168만3000㎡ 대지에 광주형 일자리 주거 지원과 광주형 평생주택이 포함된 공공주택 1만3000세대와 생활기반 시설, 자족용지 공급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2023년 지구계획이 승인되면 2024년 보상착수, 2025년 착공에 이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산정지구 1차 조사를 발표하고 전체 4000여건의 토지 거래 중 402건 조사에서 공무원 2명이 4건의 거래를 확인했지만 신도시 계획 발표 4~15년전 거래로 뚜렷한 투기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정의당 광주시당이 최근 산정지구 토지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7년 이후 투기성 거래가 증가하고 2019년부터는 토지 지분 쪼개기가 급증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최근 6년간 산정지구 토지 거래는 모두 479건이다. 2018년 125건으로 가장 많고 2020년 104건, 2019년 99건, 2017년 82건, 2016년 63건, 2021년 6건 등이다. 거래가 많은 2018년은 광주시가 빛그린산단 배후주거단지 후보지로 검토한 시기다. 또 지난해 7월에는 LH가 광주시에 공공택지로 산정지구를 제시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산정지구 전체 2010필지 중 거래가 있었던 419개 필지를 이번에 조사했으며, 이 중 50여 필지는 투기성을 의심해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아직 명확한 사실 관계가 드러난 건 아니지만 투기 의심 정황이 발견된 만큼 산정지구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철저히 대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다. 이로 인해 국민적 공분이 잠잠해지면 ‘용두사미’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국민들의 분노는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