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도내에 건설된 비행장과 격납고 등 군사시설을 문화재로 등록해 역사교육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혜자 전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무안1)은 지난 16일 열린 제35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전남 서남해안 지역에 일본군의 병참기지화 정책으로 인적·물적 수탈과 함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각종 군사시설들이 설치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일본군이 주둔했던 무안 일대에는 그들이 축조한 비행기 격납고와 방공포대, 방공호, 참호 등이 지금까지 남아있다”며 “이 같은 시설은 일본의 침탈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근대기 전쟁시설이라는 점에서 문화재로 등록·보호할 가치가 충분하고, 역사교육 현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도에서는 격납고를 포함해 10기의 시설물이 지난 2002년 국가등록문화재 제39호로 등록됐고, 밀양시 상남면에 소재하고 있는 격납고 2기는 2005년 등록문화재 제206호로 지정되는 등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20여 년 전에 비슷한 시설물들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도도 지난해 일제강점기 유적발굴 용역을 통해 600개의 유적 목록을 정리하고 109개소의 유적에 대한 현황을 작성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시·군에서는 예산 등의 이유로 이 같은 유적이 훼손되고 멸실돼 잊혀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남에서는 현재 목포 방공호, 여수 마래 제2터널 등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는데 더 많은 유적을 조속히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해 늦었지만 제도권 내에서 보존돼야 한다”며 “지난해 용역에서 발굴해 낸 수많은 일제강점기의 침략과 수탈, 강제노역 등의 흔적들을 보존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남도에서 선제적으로 관련 예산을 적극 지원하는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