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은 그동안 뉴욕을 연고로 활동 중인 영국 출신 세계적 설치 미술가 리암 길릭(57·Liam Gilic)의 전시 개최 추진을 줄곧 공언해왔다. 애초 리암 길릭전은 ‘워크 라이프 이펙트’(The Work Life Effect)라는 타이틀로 25일부터 6월27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1·2전시실 및 로비에서 열기로 했었다. 전시 주제인 ‘워크 라이프 이펙트’는 디지털 시대와 전염병의 전세계적 확산이라는 현 상황에서 일과 삶의 점진적 합류의 가속화가 가져오는 영향들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그의 미학적 기반인 ‘관계 미학’으로 광주의 역사와 공간을 재해석한 작품 출품을 골자로 한 구체적 전시 내용이 공개됐다.
빛과 사운드가 가득한 공간에서 명상의 시간을 통해 팬데믹 시대의 개인·사회적 상흔을 치유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번 ‘워크 라이프 이펙트’는 리암 길릭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아시아 지역 미술관에서 열리는 최초의 전시다.
지난 30년간 그가 진전시켜온 주요 주제들을 한데 모아 보여줄 이번 전시에서는 로비를 비롯한 미술관 1층에 있는 공간들이 완전히 탈바꿈돼 차원 높은 전시를 구현할 복안이다. 우리가 인지하고 경험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다중적 의미의 빛과 여러 형태를 통해 주제의식을 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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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ork Life Effect Structure A’ |
전시는 내·외부 공간 모두를 점유하는 가운데 벽에서 발산하는 커다란 공식들을 발견하게 될 전망이다. 마치 우리 삶과 결부돼 있는 분석데이터가 가시화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도시의 밤거리에서 볼 수 있는 네온 불빛들은 인간의 행복을 계측하는 도구들로 인식된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불빛들은 움직이는 그림자의 파도를 만들어내며 우리에게 그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거기 있음을 알려준다. 기존의 구조물이 제거된 미술관 안에는 반(半)자율적 공간으로 작용할 두 개의 커다란 건축적 공간이 세워진다. 하나의 공간 안에 있는 이 두 개의 공간들은 작가의 작업이 가지는 두 개의 역설적인 측면들을 보여준다.
각각 ‘워크 라이프 이펙트 스트럭처 A, B’로 명명된 두 공간은 모두 상가의 정면 또는 거대한 진열장과 닮아 있다. 환하게 밝혀진이 공간들의 파사드는 유리로 된 듯 보인다. 하지만 이 유리의 존재는 환영일 뿐이며 우리는 쉽게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워크 라이프 이펙트 스트럭처 A’에는 추상적 형태의 ‘Fins’와 ‘Horizons’ 시리즈 신작이 자리잡고 있다. 이 추상적 벽 거치 형태의 작품들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건축, 산업 및 소통의 세계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명백히 동시대적인 요소들을 가리킨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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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wangju Kiosk of Mind’ |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관 로비와 북 라운지를 거쳐 미술관 건물의 뒤쪽까지 아우르며 전개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낮은 탁자들과 등받이 및 팔걸이가 없는 의자들이 비치될 이 공간들은 비공식적 모임, 공부 및 연구를 위한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리암 길릭전이 우리 시대 현대미술의 최신 흐름을 만날 수 있는 기획인 만큼 동시대 담론을 만들어내는 현장이 되는 동시에 광주비엔날레와 시립미술관의 시너지 효과를 발현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