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전공대(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가 오는 2022년 3월 개교한다.

‘한전공대 특별법’이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어야만 가능한 얘기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에너지 과학인재 육성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책사업이다.

현재 국내에는 KAIST·GIST·UNIST·DGIST 등과 같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은 있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의융복합에너지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에너지 특성화 대학은 없다. 한전공대 설립이 절실한 이유다.

광주·전남에 세계적인 전력·에너지 특화대학인 한전공대가 들어서면 현재 추진 중인 빛가람에너지밸리(Energy Valley)와 시너지효과는 물론 세계적인 에너지산업의 맞춤형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진다.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세계 정보·통신(IT)산업을 이끌고 있는 것처럼 한전공대도 글로벌 에너지신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에너지플랫폼’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신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최근 출범한 미국 바이든 정부는 대규모 친환경에너지와 기후변화 인프라 구축 등 그린뉴딜과 연결되는 천문학적인 친환경 에너지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신산업 분야에 적극 대응하고,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려면 한전공대를 설립해 국가 4차산업 경쟁력 강화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국회의원(나주·화순)은 한전공대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대학 설립 목적, 법인 및 조직 구성, 재정 지원, 학사관리 등 한전 공대 정상 개교를 위한 31개 조항이 담겼다. 현행 사립학교 법인을 특수법인으로 전환해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의 재정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가 최근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학교 설립·운영에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도 에너지신산업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한전공대의 설립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한전공대 특별법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별법은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에 상정조차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실제로 법안 소위원회에서 11명 위원의 전원합의가 필요한 만큼 야당의 절대적 협조가 간절하다.

그렇다면 야당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학령 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서 대학 신설은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이유로 밀어붙이는 것은 ‘호남 특혜’라는 주장이다.

지적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한전공대는 광주·전남지역만의 교육기관이 절대 아니다. 정쟁의 도구나 지역 특혜도 더더욱 아니다.

에너지산업이 미래 먹거리산업이 될 것이라는 대내외적인 흐름을 감안할 때 반드시 필요한 국책사업이자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선도적인 투자다.

과거 포항공대나 울산과학기술원도 설립 당시 지방대학 신설 반대 논란이 컸지만 지금은 기업과의 공동연구 등으로 지역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기후변화는 전력·에너지산업에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산업 선도와 창의적인 전문 인재를 양성하게 될 한전공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외 에너지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과 전남도는 국민의힘을 진정성 있게 설득해 한전공대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도 야당을 진정성 있게 설득하고, 전남도와 나주시는 물론 지역 정치권 인사들도 한전공대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최근 국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한전공대 개교가 차질없이 이뤄지기 위해선 대학 자율성과 안정적인 재정 확보 마련이 시급하다”며 “한전공대법을 조속히 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인규 나주시장도 국회 산자위 법안 소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실을 잇따라 방문해 내년 3월 한전공대 정상 개교를 위한 특별법안 제정 시급성을 건의했다.

개교까지 1년 남짓 남았다.

국가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적인 측면에서 여야를 포함한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 ‘호남 껴안기’를 천명한 국민의힘도 당파를 초월한 한전공대 특별법 제정을 위한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