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혈액 보유량이 적정 보유량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수급의 한 축을 담당하는 단체헌혈이 큰 폭으로 줄고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혈액 수급에 대한 위기감이 계속되고 있다.
시·도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
27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광주·전남지역의 혈액 보유량은 ‘관심’ 단계인 4일분으로 적정보유량(5일분)을 밑돌고 있다.
AB형과 B형은 각 5.2일분, 4.7일분을 기록하고 있지만 A형과 O형은 3.6일분, 3.1일분이 남아 있다.
혈액 재고는 모두 4단계로 분류된다. 1일 평균 혈액 소요 예상량을 토대로 1일분 미만은 ‘심각’, 2일분 미만은 ‘경계’, 3일분 미만은 ‘주의’, 5일분 미만은 ‘관심’ 단계이다.
이 중 보유량이 3일분 미만인 ‘주의’ 단계가 되면 의료기관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혈액을 공급할 수 없게 된다. 응급한 상황을 제외한 수술이 연기될 수 있으며, 대형 재난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심각한 혈액수급 위기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원활한 혈액 수급을 위해선 5일분 이상을 비축해 둬야 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장기화 되면서 현재의 혈액 수급 위기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데 있다.
더욱이, 2019년 20만 6605명이던 헌혈자 수가 이듬해에는 18만3153명으로 11.3% 줄어든 상황에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개월간 유지되면서 현저히 줄어든 단체헌혈이 코로나 19 사태의 장기화로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혈액 수급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실제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이뤄진 지역 내 단체헌혈에는 모두 52개 단체에서 2546명이 참여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단체헌혈 참여자는 308명, 단체 수는 무려 50개가 줄어든 수치다. 특히, 주요 고객층인 군부대의 단체 헌혈은 지난해 1월 32개에서 8개로 대폭 줄었다. 일반단체 역시 67개에서 35개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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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혈액원 측이 일찌감치 혈액 수급에 대한 위기감을 인지하고 개인헌혈자를 대상으로 헌혈 시 기념품을 추가로 증정하는 프로모션 횟수를 대폭 늘린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혈액원 측이 전개한 헌혈 독려 프로모션 횟수는 21회이다. 하지만 이듬해에는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45회 프로모션을 벌였다. 개인헌혈자에게 집중됐던 프로모션을 단체헌혈자에게 까지 적용하는 등 전방위적인 헌혈 독려 캠페인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악재에 단체헌혈까지 끌어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혈액원 측은 지역 내 코로나 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며칠 앞으로 다가온 민족 대명절 설 분위기로 인해 혈액 수급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주전남혈액원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헌혈하려던 단체들이 코로나 상황을 주시하며 취소 또는 연기를 했던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아예 단체헌혈은 생각도 안 하고 있다”며 “헌혈이 줄어드는 명절까지 앞두고 있어 혈액 수급에 대한 위기감이 높다. 시·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