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지만 여행을 하며 꾸준하게 자연과 세상의 풍경을 담아온 가수가 포토에세이집을 펴냈다.

전남 담양군 창평면에 거주하며 전국을 무대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20년차 싱어송라이터 박강수가 주인공으로, 포토에세이 ‘나의 노래는 그대에게 가는 길입니다’(한티재 刊)의 개정증보판을 최근 선보였다.

이 에세이는 2008년 1월 초판 1쇄된 뒤 12년여 만에 내용을 보완해 펴낸 것으로, 너무 요란한 기교를 탈피해 담백한 문체로 풀어가고 있다. 2001년 1집 ‘부족한 사랑’으로 데뷔해 2020년 20주년 정규 음반 8집 ‘그리움의 그리움’을 발매한 박강수는 아프리카 동남쪽 신비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두 차례에 걸친 여행의 추억을 담아내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여행은 그의 삶과 음악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그는 매일 저녁 활활 타오르던 타나의 노을을 비롯해 수천 년의 나이테를 간직한 바오밥나무,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아이들, 눈부신 해변, 가난하지만 늘 환한 미소로 맞아주던 사람들을 눈으로 보았고, 카메라 앵글로 잡았다. 이는 나중에 직간접적으로 음악에의 영감을 불어넣은 자양분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이국의 사람과 풍경만을 조망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먼 여행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가난했던 시골에서의 삶과 가족들, 이웃의 모습을 다시 만난 것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삶을 꿋꿋이 살아갈 용기와 자유, 음악에 대한 사랑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한다.

싱어송라이터 박강수 광주 공연 모습(사진 출처=가수 박강수 사이트 www.parkkangsoo.co.kr/)

그는 “여행은 내가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었으며 “겹겹이 쌓인 허물 같은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는 시간”이었다고 술회한다.

이 포토에세이는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물리적 여행이 당분간 어려운 지금, 마다가스카르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풍경, 그 길 위에서 새롭게 눈 뜬 인생과 노래의 의미를 돌아보며, 팬들과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여행을 제안하는 셈이다.

그의 여행길은 우리의 일상과 사랑을 새로운 눈으로 돌아보는 ‘행복한 동행’이 됐고, 사람과 사람들 및 사람과 자연들이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로 이어져 있는 이웃임을 깨달은 한 음유시인의 ‘사랑 선언’이 됐다.

이처럼 그에게 여행은 새로운 시선의 열림을 의미한다. 길을 나서 걷다 보면 시선은 어느새 풍경을 붙들고 있다. 컬러가 주는 매력과 끌림 때문이다.

그는 평등에 대한 간절함과 각박한 현실이 아니라 물욕에 찌들지 않은 순박한 삶에의 경의를 표한다.

먼저 남매에 대한 단상 글을 통해 “어쩜 저렇게 눈이 예쁠까. 오빠 손 잡고 나서는 등굣길인가 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일이 당연해 보이지만 정작 이곳에선 학교에 갈 수 있는 아이가 많지 않다. 참으로 안타까운 이 나라의 현실이다. 그래서 학교에 가는 일은 감사할 일이고, 변화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와 행복이 모두에게 차별없이 두루 비추는 공평한 햇살처럼 이 아이들의 미래를 비추길”이라고 고백한다.

대구 출판사 한티재에서의 박강수(사진 출처=가수 박강수 사이트 www.parkkangsoo.co.kr/)

이어 시선에 대한 단상 글에서 “시선을 붙들고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많은 이곳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국에 없는 것도 아닌데 새롭다. 예쁘고 따뜻하다. 그리고 소박하다”거나 “여인들의 낚시 단상 글에서 여인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기다리는 모습은 세월을 낚는다는 그럴싸한 해석을 벗어나 생계를 위한 자급자족의 수단이고 자연에서 먹거리를 구해 살아가는 자연스런 삶의 방법으로 여겨진다”고 소개한다.

박강수는 자서를 통해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진심은 통하는 것이므로. 그리고 솔직해지는 것은 내가 아주 잘하는 일이었기에. 마다가스카르 여행은 너무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 글이 되고 노래가 되는 작업”이라면서 “매일 저녁 활활 타오르던 타나의 노을을 잊지 못한다. 우뚝 솟은 수천년의 나이테를 간직한 바오밥나무의 이야기도 꼭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