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코로나19로 인한 오늘날의 비대면 사회에서 우리는 일상에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다수와 함께하는 모임의 감소이다. 이는 우리의 삶의 패턴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쳐서 전혀 예상치 못하던 소비와 취미가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어 한물 지나갔던 ‘캠핑’과 ‘등산’이 지난여름부터 유행을 타며 온라인 마켓에서도 온갖 용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또 다른 열풍은 홈 카페와 홈 키친, 홈 베이킹으로 가정용 요리기구, 커피머신, 제빵기구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식당, 카페를 방문할 수 없으니 일반인들이 집에서 이러한 기구를 장만하고 온라인의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공짜 지도를 받으며 나름 새로운 여가를 즐기는 것이다.

동전에도 양면이 존재하듯이 세상의 모든 곳에는 명암이 존재한다. 코로나19로 영화관, 공연장, 전시장은 지난 한 해 동안 방문객이 크게 줄어들어 울상을 지었지만 반대로 온라인상의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영상서비스 업체들은 성황이다. 학생을 비롯한 모든 성인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는 오늘의 상황은 영상서비스를 한층 더 가깝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중교통을 비롯한 우리의 모든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책이나 신문을 보던 풍경은 이제 지나간 옛일이다. 눈으로 차분하게 읽어내며 동시에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 상상을 하며 집중하는 독서의 활동은 눈과 귀를 통해 무작위로 우리의 머릿속으로 보내주는 흥미로운 영상물의 감상과는 경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서는 인간만이 지니는 고유한 문화적 활동이라고 한다. 인간은 기록하며 이를 타인과 공유하고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일종의 정신을 공감한다. 우리는 책을 통해 위대한 스승의 가르침을 배우며,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얻어낸다. 이처럼 독서는 우리가 학문과 인격을 동시에 갖추기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우리 민족은 과거로부터 문화와 예술을 사랑했다. 집을 나가서는 천하의 뜻있는 벗들과 사귀고, 집에 들어와서는 옛 성현들의 책을 읽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고려 시대에 이미 우수한 종이를 만들고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드는 등의 인쇄술이 발달해 많은 책을 간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5세기 세종 때에 이뤄진 한글의 창제는 우리 문화사에 있어 획기적인 의의를 더 했다. 한글로 인해 우리나라의 독서문화는 발전적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한글은 양반사대부계층만이 누릴 수 있었던 독서를 일반 백성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상황으로 발전시켰다.

마음의 양식으로 표현되며 우리에게 수많은 교훈과 배움을 통해 인생의 가르침을 안겨주는 독서는 이처럼 우리의 역사 속에 깊이 자리하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하락하는 독서율은 안타까운 현실이며 특히 자아실현의 목전에 위치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광주시의 독서 관련 수치를 살펴보면 지난 2019년 문체부 평가 국내 전체 평균의 연간독서량 7,5권에 비해 5,9권이며,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국내 평균 23,9%에 20,6% 이다. 평일 독서시간은 25,4분이며 평균은 33,1분이다. 이는 타 도시와 비교하면 비교적 낮은 수치로서 문화중심도시, 전통 예향, 인문도시의 명성에 부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들이 책을 읽기 어려운 이유로 제일 많이 꼽은 것은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 이용’(29.1%)이었다고 한다. 이는 2017년까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꼽았던 ‘시간이 없어서’를 밀어낸 것으로 디지털 환경에서의 매체 이용 다변화가 독서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어느덧 2021년 새해의 3주가 지나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새해에는 다양한 계획을 세우지만, 올해는 더욱 구체적인 목표를 가져보자. 건전하고 문화적인 방법으로 코로나도 극복하며, 자신을 수양하는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를 제안해본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우선 가까운 서점이나 공공도서관에서 본인에게 가장 흥미롭고 쉽게 보이는 책을 선택해 몸풀기 운동처럼 가볍게 시작해 보자. 두 번째는 일상에서 독서를 위한 시간을 정하고 이를 실천한다. 예를 들어 오전 시간 30분의 차 마시는 시간이나 점심 식사 이후 30분, 저녁 시간 잠자리의 30분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끝으로 시간이 많은 주말에는 1시간씩 늘여서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지녀본다. 가족들끼리 책을 보는 부모님이나, 자녀, 배우자는 보기에도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니 스스로 노력해보기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