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대투수’ 양현종(33) 붙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 중인 양현종과 협상을 추진, 확실한 합의점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획득한 양현종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 미국 구단과의 접촉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입 감소로 인해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다. 적지 않은 나이까지 감안하면 아주 불리한 여건이다.

이에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보장, 마이너리그 거부권 등 당초 내세웠던 요구사항에서 한발 물러났으나 아직 구체적인 제의를 받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답보상태에 놓여있지만,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열망은 간절하다. 앞서 두 차례의 도전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조건 태평양을 건너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시즌을 마치고 미국 무대의 문을 두드렸으나 터무니없는 이적료(응찰액)로, KIA 구단이 포스팅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후 2016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획득, 두 번째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마이너행을 수용해야 하는 스플릿 계약 등 원하는 계약에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국내 잔류를 선언했다.

KIA 역시 양현종의 간절함을 알기에 예우한다는 차원에서 계약 협상을 아예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달 최형우와 3년간 47억 원에 계약을 맺은 뒤에도 KIA는 계속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무작정 기다려주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고 판단, 먼저 움직임을 갖기로 했다. 이에 KIA는 지난 14일 양현종 에이전트를 만나 첫 공식협상을 가졌다. 4년 기준이라는 구체적인 시기와 함께 대략적인 금액도 전했다.

조계현 단장은 “(양)현종이가 미국에 가고 싶은 열망이 워낙 강한 터라 그동안 냉가슴만 앓고 있었다”면서 “현종이는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대 최고의 왼손 투수이자 팀의 상징적인 선수다. ‘에이스’에 걸맞은 대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먼저 협상에 나섰다. 이에 14년간 팀에 헌신한 양현종에게 4년 장기 계약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종이의 있고 없고는 팀 운영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계약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계속 물어볼 정도다”고 덧붙였다.

KIA는 오는 19일 두 번째 만남에서 ‘잔류’라는 큰 틀이 정해지게 되면 이번 주 내로 협상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액적인 부분에서 이견이 있을 경우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조 단장은 “현종이도 국내 잔류 시 다른 팀 이적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 이번 협상 테이블에서 계약조건을 확실히 오픈할 생각”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과거 분위기와 차이는 있지만, 금액적인 부분도 적극적인 협상 자세로 최대한 예우할 생각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