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남하하고 있는 가운데 무안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지역 방역당국과 축산농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전남도는 지난 8일 방역기관의 도축 출하 전 검사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된 무안 일로 육용오리농장에 대한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인 H5N8형임을 확인했다.

이로써 전남지역 가금류 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12건으로 늘어났고, 전국적으로는 8개 시·도 58건을 기록하게 됐다.

방역당국은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 내 농장에서 사육하는 가금류를 예방적 살처분했다.

또 반경 10㎞ 내 가금농장에 대해서는 30일간 이동 제한 조치와 함께 일제 검사에 들어갔다. 무안의 모든 가금농장은 7일간 이동이 제한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강원지역에서 잇따라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경기·강원 12개 시군에서 발생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총 941건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울타리 설치 및 멧돼지 수색, 포획, 집중 소독을 통해 확산을 저지해 왔으나 최근 광역 울타리 바깥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방역망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다수의 양돈 농장이 야산 인근에 있어 바이러스 유입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봄철 멧돼지 번식기가 되면 개체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이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돼지열병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이래저래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다.

전남에서 벌써 12번째 고병원성 AI가 발견되면서 자칫 이러다가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지난 2014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육용오리농장에서의 잇따른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설 명절을 앞두고 산지 오리가격과 달걀값이 들썩이고 있다니 소비자들 역시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