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겨운 학교생활을 보내야 했던 학생들이 졸업식조차 ‘랜선 졸업식’으로 대체돼 그 안타까움을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코로나가 정든 교정을 떠나는 졸업식까지 풍경을 바꿔놓은 것이다.

지난 13일 졸업식을 가진 광주 광산구 선창초등학교는 사상 초유의 랜선 기념식으로 대체했다.

이 학교 제16회 졸업생이 된 6학년생 190명은 정든 모교를 떠나야 하는 마지막 날까지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동장이나 체육관이 아닌 교실에서 조촐하게 졸업식을 치렀다.

각반 학급 칠판에는 ‘졸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 ‘여기까지 달려온 네가 자랑스러워’ ‘초딩 탈출 넘버원’ ‘중학교 입 벌려 우리 들어간다’ ‘우리는 초딩을 보내고 중딩으로 떠날 테야’ 등 각종 문구를 패러디한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지만 졸업식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가라 앉았다.

외부 인원 참석 최소화를 위해 졸업식에 참석할 수 없었던 학부모들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온라인 방송을 너머로 이런 교실 내부의 모습과 자녀들이 졸업장을 수여 받는 모습을 지켜봤다.

랜선 졸업식에서는 각 반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교장 선생님의 축하 말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축하 영상 등이 재생됐다.

학생들은 후배들이 미리 녹화해놨던 영상을 통해 졸업 축하 노래와 교가를 듣고, 봉사·선행·재능상 등 각종 상장을 수여 받는 등 조촐하지만 색다른 졸업식을 치렀다.

특히 학생들은 대형 졸업장 모양으로 복도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2m 간격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며 친구, 선생님과의 추억을 남겨야 했다.

중·고등학교 졸업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고3 학생들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파행적인 수업에다 수능시험일 연기 등의 어려움을 겪더니 졸업식까지 온라인이라니, 참으로 운 없는 세대라 아니할 수 없다.

대학들의 경우 기념식은 고사하고 아예 학생들에게 졸업장만 개인적으로 받아가게 할 것을 검토 중이라니, 더 무슨 말을 하겠는가. 코로나가 졸업식까지 쓸쓸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