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코스피가 연일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6일 65년 역사상 처음으로 3000을 돌파한 데 이어 8일 3100선을 넘었고, 지난 11일 오전에는 3200선 마저 뚫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1400선까지 추락했던 것에 비하면 1년도 되지 않아 2배 이상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동학 개미’로 표현되는 개인투자자들이 있다. 개인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내던진 주식을 쓸어담으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올해 개인들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10조5000억원에 달한다. 코스피 시장에서 8조5516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2조94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지난 11일에는 하루 동안 코스피에서 4조5000억원을 사들여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금이 작아서 불렸던 ‘개미’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다.

문제는 개인들이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기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20조32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일 20조122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하고도 하루새 2000억원 증가했다. 코스피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0조2757억원, 코스닥은 10조46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마이너스 통장’의 계좌 증가세도 무섭다. 새해 들어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매일 1800~2000건 개설돼 지난달 말(1048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2411억원이나 불었다.

신용융자 잔고 급증세는 향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용융자거래가 만기가 있는 만큼 대부분 단기투자 수요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높아지지만 하락장에서의 손실도 극대화될 수 있다.

언제까지 주가가 상승할 수만은 없다. 오르는 날이 있으면 떨어질 날도 온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증시 거품 붕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과도한 부채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빚투를 자제하는 등 개인 스스로가 투자 관리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