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최근 사진 한 장이 가슴을 강하게 울렸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남녀가 모형 철창에 갇혀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이들은 정부의 헬스장 영업 제한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나온 필라테스·헬스장 사업자 연맹회원들로, 코로나로 인한 집합금지 조치가 해를 넘기자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선 것이다.

스스로 검은 철창 안에 가둬진 채 ‘벼랑 끝에 선 자신들을 살려달라’고 외치게 됐을 상황에 내몰린 이들의 절박함이 피부로 느껴졌다.

현재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지난해 12월 8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 격상된 이후 영업중단을 뜻하는 집합금지 조치로, 한 달가량 문을 닫고 있다. 이로 인해 늘어만 가는 임대료, 생활비 마련 등 부담에 줄도산 위기다. 실제 대구의 한 헬스장에서는 50대 관장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광주지역 사정 역시 최악이다.

실내체육시설 업주 대부분은 ‘그동안 정부 2차 재난지원금, 저금리 대출 등으로 힘겹게 버텼지만 이젠 한계다. 좌절감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철거 비용으로 건물을 비우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다.

더욱이 실내 체육시설로 등록하지 않고 교습소로 등록한 발레 학원 등은 제한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불공평 논란이 일면서 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비난이 빗발치자 정부는 ‘실내 체육시설과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지침 완화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금 당장 완화하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오는 17일까지인 현행 거리 두기 단계를 재조정할 때 검토하겠다는 취지였다.

물론 코로나를 차단하기 위해 철저한 방역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그러나 일상과 조화가 이뤄져야 ‘지속 가능한 방역’이 이뤄질 수 있다. 속 타는 업주들 사정을 좀 더 헤야려야 한다. 일방적인 희생과 양해는 끝없는 추락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