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가방에 아동을 감금해 사망한 사건과 16개월 입양아 아동학대 사망사건 등 올해 잇따라 발생한 비극적인 아동학대 사건들이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참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새삼 놀라지만 사실 아동학대가 사회적인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2019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3만8380건의 아동학대 신고가 이루어졌을 정도로 아동학대는 이미 우리 사회의 커다란 사회문제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가정 내 학대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아동학대의 특성상 발견되지 않은 학대피해 아동수를 고려한다면 4만 건에 가까운 아동학대 신고건수 조차도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대한민국 아동학대 대응체계는 커다란 혁신을 맞이했다.

2019년 발표한 정부의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통해 지난 10월부터 그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진행되던 민간수행 아동학대 조사를 각 시·군으로 이관해 사회복지 공무원과 경찰이 함께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재학대 위험 소멸 및 안전 확보 시까지 전문적 사례관리를 진행하는 서비스 전담기관으로 개편을 한 것이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친권에 대한 강제력 행사업무인 현장조사영역은 공공화를 통해 고도의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사례관리 영역 또한 재학대를 방지하고 가족기능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문적인 사례관리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아동의 안전을 보호하고 권리를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고 사회적인 역할임을 생각할 때 정부의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

그동안 전남도 또한 실천현장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정부의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정책 변화에 맞춰 선도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2018년 2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서비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전국 최초로 지방비를 자체 편성해 무안군에 전남서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 분사무소를 개소한 것이다. 새롭게 개소한 분사무소에서는 아동학대 현장조사를 전담하고, 기존 운영되던 전남서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서비스 전담기관으로서 전문적인 사례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9년 7월 화순군에 전남북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을 개관해 화순군을 포함한 인근 6개 군에 대한 사례관리 전담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이를 통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재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강도 높은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선제적인 투자와 노력을 통해 전남도 내 아동보호전문기관들의 아동학대 사례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왔으며, 더불어 공공에 대한 아동학대 조사노하우 전수에도 조사 전담기관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정부정책의 변화에 맞춰 실천현장이 변화한다는 것은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효과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정책변화에 따른 실천현장에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여기에 각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노력이 필요하며 더불어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 교육청 등 지역사회 유관기관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전남도에서도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혁신이 실천 현장에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요청한다.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수 없는 아동들이기에 그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기본적인 복지국가의 책임일 것이다. 아동들을 위한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혁신이 안정적으로 조기정착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