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 류시화 시집 ‘마음 챙김의 시’에 있는 시다. “이 연필 안에는/ 한 번도 씌어지지 않는 단어들이/ 웅크리고 있다./ 한 번도 말해진 적 없고/ 한 번도 가르친 적 없는 단어들이….”

‘연필’이라는 W. S 머윈의 시 한 부분으로 원제는 ‘아직 씌어지지 않은 것’이다

2020년도를 살면서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는 들어 본 적이 없었던 언어 ‘코로나19’를 가장 많이 사용했던 해다.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잊어지는 단어가 되었으면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바뀌어버린 삶을 살고 있다.

코로나19로 우리는 예기치 못한 사건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불확실한 미래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생각나는 오래된 영화가 있다. ‘포레스트 검프’ 영화에 나온 대사다 “아이야, 인생은 초코렛 상자와 같은 것이란다.” 검프의 엄마는 어린 검프에게 이야기한다. “인생은 초코렛 상자와 같아서 맛있는 것을 먼저 먹고 나면 그 다음에는 맛없는 초코렛을 먹어야 한단다.”

요즘 청년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졌을 때 답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몇에게 물었다. 대부분 청년들은 맛있는 초코렛부터 먹는다고 했다. 왜냐고 물었다. “아껴 두면 다른 사람이 가져가 버리잖아요”라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희망을 걸 수 없다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초년생들에게 부모는 말한다. “커피값을 아껴야지” 그러면 청년들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 “아메리카노 포기할 수 없어요”라고 말하는 청년이 더 많다.

인생이 초코렛 상자와 같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대사를 다시 인용한다. “인생은 쵸코렛 상자 같다구요. 무슨 맛일까? 하고 망설이지만 하나 집어서 입에 넣고 깨물어 보기 전까지는 뭐가 걸릴지 모르거든요” 그렇다. 인생은 살아봐야 안다.

벗들에게 초대 편지를 쓴다. “우리 집에 초대할게. 자동차를 이용할 수 없어 하늘을 나는 교통기관을 이용해야 해.” 초대하고 싶은 집은 벨기에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 나오는 ‘페레네 산맥의 성’이다.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바위에 성을 지어 놓고 사람을 초대한다면 몇 명이나 올까 싶다.

초대장을 보내면 어떤 반응을 할까? “말도 안 된다”, “오지 마라는 소리네”, “이번 기회에 탐험을 해봐”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어떤 이는 온라인으로 집구경을 시켜 달라고 했다. 코로나19로 말도 안 되는 상황인 뉴노멀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마시멜로 효과’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교육에서는 ‘만족지연도’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의미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상황이 힘들더라도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가 무의미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한 번 뿐인 인생 마음껏 즐겨라” 욜로족이다. 이들의 특징은 현재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면서 오늘을 즐기는 소비를 한다. 요즘은 욜로족을 넘어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등장했다.

경제적으로 자립해 조기에 직장을 은퇴하기를 희망하는 이들은 노년의 삶을 즐기기 위해 현재의 아메리카노를 참겠다는 것이다. 조기 은퇴를 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삶을 즐기겠다는 목표가 있어서 20대에 극단적으로 절약하며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세대로 이러한 이야기를 담은 돈파파의 ‘부의 속도’라는 책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인생은 초코렛 상자와 같다면 무엇을 고를지 모르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초코렛 상자에서 우리는 어떤 초코렛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오늘을 즐겨야 한단 말인가? 먼 미래의 삶을 위해서 오늘의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단 말인가? 2020년 한해가 마무리 되는 시기에 코로나19로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인류는 2020년을 잘 이겨낸 영웅들이다. 이제 2021년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길목에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고 지친 시기에 초코렛처럼 달콤한 인생을 생각해 보고 싶다. 인생이 ‘초코렛 상자’ 라면 무엇을 고르던 일단 달콤쌉싸름할 것이다. 그렇다 인생이란, 초코렛처럼 단맛, 쓴맛이 있기 때문에 살아갈만한 것이다.

2020년 한해를 마무리 하는 시기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연필로 써 본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저버리지 않도록/ 우리를 약속하게 하는 치료제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것에 대해 말하려고 애쓰는/ 이 시속에 담겨 있다’ 리젤 뮬러의 ‘희망’이라는 마지막 부분의 시를 읽으면서 희망찬 2021년을 맞이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