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패 신명(대표 정찬일)은 제40주년 5·18광주민중항쟁 기념작 ‘식사하세요!’를 18일부터 19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극장에 올린다.

‘식사하세요!’는 80년 5월 27일 도청의 밤을 기억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다. 치매에 걸린 주인공이 그날의 기억을 점차 꺼내놓으면서, 공연이 시작된다. 트라우마로 인해 오랜 세월 봉인했던 80년 5월의 기억이 치매를 계기로 조금씩 드러나고 사람들이 그 퍼즐을 완성해간다.

주인공은 현재의 분신과 당시의 기억이 다양한 양식으로 구현되고, 환각과 망상의 세계를 소리와 이미지, 가면과 움직임으로 표현된다.

신명은 “실제 5·18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해 총을 들었거나 도청에서 취사 및 시체수습 일을 한 시민들 중에는 최근에야 활동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며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 혹은 풍비박산 난 가정사, 계엄군에게 당한 성폭력 등 이유는 달랐지만, 그분들은 오랜 세월 동안 그 기억을 ‘봉인’한 채 살아왔다. 작품은 그 기억을 봉인해제 해 꺼내놓는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옥 같은 시간 속에서 찰나와 같은 천국을 구현했던 이들, 짐승이 되기를 강요하는 시간 속에서 인간으로 살고자 분투했던 이들을 불러온다.

그리고 5월 27일 새벽,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아침을 기다리던, 그 길고 긴 밤을 견뎌낸 이들의 시간을 무대에서 풀어놓는다.

공연은 광주 문화예술 민간단체 지원사업의 하나로 제작됐다. 18일 오후 7시30분, 19일 오후 2시·5시 총 3회 진행된다. 매회 30인 미만의 관객을 초청해 진행되며 추후 상황에 따라 비대면공연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