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에 2조 원 가량을 증액한 총 55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합의했다.

정부가 편성한 556조 원에 코로나19 피해 지원 예산 등을 추가한 것이다.

예산이 정부안보다 순증한 것은 지난 2010년 예산 이후 11년 만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일 김태년 원내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여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박홍근 의원과 추경호 의원의 ‘2+2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7조5000억 원을 증액하는 대신 5조3000억 원을 감액하기로 했다. 감액되는 예산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 관련 예산도 일부 포함됐다.

순증가하는 2조2000억 원은 추가적인 국채발행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그간 여야는 코로나19 관련 재난지원금과 백신 접종 비용 등을 본예산에 편성하는 데는 공감했으나, 재원 확보 방법을 두고 대립해 왔다.

민주당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고, 국민의힘은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예산을 삭감하면 된다고 맞섰다.

여야는 2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558조 원 규모의 2021회계연도 예산안과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합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야는 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에는 3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백신 예산으로는 9000억 원을 우선 증액해 배정하기로 했다.

3차 재난지원금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과 계층에 선별 지원될 예정이다.

추경호 의원은 “큰 틀은 4차 추경 때 집행했던 방식과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인 것은 정부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올해 예산이 이미 반영된 3561억 원과 합산하면 최대 4400만 명에게 접종할 물량”이라며 “실제로 어느 정도 접종이 적정한지는 전문가 의견을 듣고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증액하기로 예산에는 △서민 주거 안정 대책 △2050 탄소중립 달성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보육·돌봄 확충, 보훈가족·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한 예산 등이 포함됐다.

박홍근·추경호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 고충, 경제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 조정을 통해 예산을 최대한 삭감해 순증 규모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지난 2014년 이후 6년 만에 법정 시한(2일) 내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차질 없이 예산안을 처리하고 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의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전 국민 백신 예산과 3차 재난지원금은 순전히 우리가 요구했던 것이고, 그것이 받아들여져 국민들에 대한 도리를 다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