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과 동의 없이는 사용후핵연료 처분 공론화는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 위원으로 활동했던 이하영 한빛원전민간환경감시위원회 부위원장은 사용후핵연료 처분 정책의 최대 주안점을 ‘국민적 관심’과 ‘동의’로 꼽았다.

이 부위원장은 “세계 최초로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을 건설 중인 핀란드가 성공할 수 있던 배경은 1970년대 후반부터 30년 넘게 공론화 과정을 거쳐 민주적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실을 바늘허리에 매어 쓸 수 없듯 공론화도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세계 여러 나라들이 관련 정책 추진에 나섰다가 결국 실패했던 이유도 이를 담보하지 못해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역시 사용후핵연료 문제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며 “이 때문에 현 정부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공론화를 국정과제로 선정, 지난 2018년 5~11월까지 원전산업계, 환경단체, 주민, 갈등관리 전문가 등이 참여한 재검토준비단을 운영했지만 이해관계 충돌 등으로 각 진영 간 의견 제시 수준으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원전 지역 주민들의 자율 의결권과 거부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수 국민에 의해 일부 주민들이 희생을 강요당하지 않고, 환경을 둘러싼 평등권이 일체 보장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부위원장은 또 “공론화 진행은 중간저장과 영구처분에 대한 사항을 먼저 결정하고, 이후 원전 내 임시보관 문제를 논의하는 순서로 이뤄져야 한다”며 “임시저장시설 포화 문제 해결을 위해 추가시설 확충 등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지 않고, 임기응변 식 진행을 절대 삼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사용후핵연료 처분방식을 구체화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국민 다수가 사용후핵연료의 위험성에 대한 실체와 안전한 관리의 필요성 공감대를 우선 형성한 이후 원전 지역주민의 권리와 주장을 보장하는 공론화를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