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이제 10일 남았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400명에 육박하면서 시험 일정도 차질이 우려됐지만 수능시험은 예정대로 치러질 예정이다.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오는 12월 3일 수능시험의 연기는 없다. 대신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교육 당국도 지난 16일부터 시험 당일까지 직원과 수험생의 코로나19 방역관리 특별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수능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시행하기 위함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개인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교내외 각종 집합 행사를 비대면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학생과 교직원은 건강상태 자가진단에 반드시 참여하고, 개인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코로나 감염 예방교육을 지속해서 받도록 했다.

또 수능 일반시험장마다 유증상자용 별도시험실을 5개씩 마련하고, 자가격리자가 응시하는 별도시험장 2곳을 운영한다. 확진자용 병원 시험장인 남구 빛고을 전남대병원에 시험실 2개를 설치한다. 지난 21일 치러진 중등교원임용시험에서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응시 기회를 주지 않은 것과 달리 이번 수능에서는 확진자도 시험을 볼 수 있다.

전남도교육청도 2주 동안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도내 고등학교에 대해 수능 1주일 전인 오는 27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방역 상황을 지켜보면서 고3 수험생을 보호할 방침이다. 수능 당일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시험장 앞 응원을 전면 금지했다. 교실 수용인원은 기존 28명에서 24명으로 축소했으며, 수험생 유형에 따라 시험장과 시험실을 분리해서 운영한다.

자가격리자로 통보받은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는 7개의 별도시험장을 마련했으며,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을 위한 병원 시험장 3곳을 확보했다. 일반 시험장은 비말 차단을 위해 수험생 책상에 아크릴로 제작된 칸막이가 설치된다.

하지만 시험 당사자들은 여전히 혼란의 연속이다.

전국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줄지 않고 있고 광주·전남에서도 전남대병원·유흥주점발 확진자가 계속 이어지는 등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확산하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육 당국은 연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 2017년 포항 지진으로 인해 수능일이 일주일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있었지만 올해 수험생들은 그때보다 더욱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오죽했으면 올해 고3 학생들을 두고 ‘비운의 2002년생’이라고 할까. 이들은 실제로 수시로 변경되는 교육제도로 중학생 때부터 혼란을 겪었다. 수험생이 된 올해는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와 온라인 개학을 경험했다. 또 연기된 수능일에 맞춰 인터넷 수업으로 입시를 준비해야만 했다.

수능시계가 D-10일을 지나가고 있는 지금은 당장 코로나를 피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 격상으로 각 학교들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초·중·고 총 12년간의 교육 결과를 단 하루 시험으로 평가받는다는 것도 큰 부담인데,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재학생과 재수생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고3 재학생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학부모와 일선 교원들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혹여 아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을 우려해 노심초사 하지만 뾰족한 대응 방법이 없다. 수능 감독관으로 투입되는 교사들은 물론 일반 교사들도 개인적인 모임과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자신만의 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도 꿋꿋이 학업에 매진해온 수험생들에게 당부한다. 이제 거의 다 왔다고. 실패할까 두려워하지 말라고. 수능은 다음 단계로 가는 과정일 뿐 인생을 결정짓는 결말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리고 응원한다, 광주·전남의 모든 수험생 여러분! 올 한해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