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광주육상협회에 따르면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대표팀에서 잠시 나와 있던 김덕현이 16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마친다고 공식 발표했다.
멀리뛰기(8m22)와 세단뛰기(17m10) 한국신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덕현은 한국 멀리뛰기 일인자다.
벌교 출신인 그는 광주체고 1학년 때 엘리트 육상에 뛰어든 늦깎이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한국 도약 종목 일인자로 올라섰고, 한국 선수에게는 높아만 보였던 기준 기록을 통과하며 세계육상선수권, 올림픽 등 메이저대회에도 출전했다.
지난 16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국내외를 누비는 동안 전국체육대회에서만 33개의 메달을, 아시안게임과 유니버시아드, 아시아육상선수권에서만 1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김덕현은 이제 한국 육상 도약을 대표했던 높이뛰기 이진택(전국체전 메달 15개, 국제대회 메달 8개)의 국가대표 생활(13년)보다 더 오랜 기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됐다.
김덕현은 광주체고 2학년이던 2002년 제83회 전국체육대회 세단뛰기 금메달과 멀리뛰기 은메달을 시작으로 지난해 전국체전까지 금메달 28개와 은메달 5개를 획득했다.
첫 아시안게임이던 2006AG에서 세단뛰기 동메달을 획득한 그는 2010AG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2014AG에서 멀리뛰기 은메달, 세단뛰기 동메달을 획득했다.
유니버시아드는 2007년 세단뛰기 금메달, 2009년 멀리뛰기 금메달, 세단뛰기 동메달을 획득했고 아시아육상선수권은 2005년 세단뛰기 동메달, 2007년 세단뛰기 은메달, 그리고 2015년 세단뛰기 금메달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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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8회 전국체전 남자 일반부 세단뛰기에서 16m2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김덕현 |
16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돌아본 김덕현이 가장 의미를 부여한 국제대회는 2개다. 처음이자 유일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던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그리고 가장 최근 멀리뛰기 한국신기록을 세웠던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메세 리에드 라-미팅 2016’이다.
당시 그는 리우올림픽 기준 기록인 8m15를 가뿐히 넘어서는 한편 2009년 자신이 작성한 8m20의 종전 한국기록을 7년 만에 2cm 경신했다.
김덕현은 “성과로 봤을 때는 광저우아시안게임이다. 금메달도 따고 병역 혜택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2011년 큰 부상을 당한 뒤 어렵게 회복해 7년 만에 한국신기록(8m22)을 세웠던 2016년 대회도 의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쉬움이 남은 대회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꼽았다. 당시 김덕현은 남자 멀리뛰기에서 8ｍ2를 뛰어 결승에 진출, 한국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했지만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후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복귀를 서두르다가 부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후유증에 시달렸다.
태극마크와의 작별을 고한 김덕현은 내년부터 국내대회만 출전한다. 선수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기에 미래 준비도 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올 시즌 마지막 전국대회인 2020예천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 멀리뛰기에서 동메달(7m10)을 획득한 그는 시즌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11월부터 동계훈련을 시작한다.
김덕현은 “대회는 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선택해 뛸 것 같다”며 “현재 한체대 박사과정 3년 차로, 공부도 하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심재용 광주시청 감독은 “김덕현은 점프력을 타고났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며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8m40을 뛰고도 바람 때문에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 점이 가장 안타깝다. 당시 외국인 코치들도 김덕현이 뛰는 것을 보고 감탄하고 인정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덕현이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에서 메달을 땄지만 세계대회 메달이 없다. 제자 중 세계대회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는 것이 마지막 과제였고 이 한을 김덕현이 풀어주길 기대했는데 이루지 못하고 국가대표를 내려놓게 돼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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