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국세청과 한국은행 지역본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원책을 촉구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폭우 피해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세정·금융 지원이 미흡하다며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감사1반은 20일 정부광주지방합동청사 회의실에서 광주지방국세청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목포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은 “국세청이 코로나와 폭우 피해에 대응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세정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상반기 광주지방국세청의 세정지원액은 총 1조9378억원(42만8805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며 “광주국세청은 기한연장, 징수유예 등 납세자 중심 국세행정으로 적극적이고 친화적인 세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또 “광주·전남지역은 영세 사업자 비중이 높은 반면 매출이 적고 다중채무 우려가 높은데 지원책은 미비하다”며 “광주국세청과 한국은행 지역본부가 고민해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은 “코로나로 광주 경제가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매출액 10억원 이하 영세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가 지난해 27건으로, 2017년 17건과 2018년 22건보다 늘어난 데 비해 매출액 10억원~100억원 이하 기업의 세무조사는 감소했다. 큰 기업들은 세무조사 줄고 영세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매출액 10억원 이하라고 하면 영업이익이 연 1억원도 안될 것이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광주국세청의 체납액 징수 현황을 보면 7개 청 중 상위권에 있는 반면 영세 개인사업자에 대한 체납액 납부의무 소멸제도, 징수특례 가산금 면제, 분납제도 이용 실적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며 “취약한 경제 기반을 감안해 무리한 체납 징수활동보다는 세정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면서 체납 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목포지역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한도액이 1300억원으로 이중 712억원만 대출돼 집행률이 55% 수준에 불과했다”며 “금중대가 코로나 극복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광주국세청의 비정기 세무조사 비율이 다른 지방청과 비교할 때 유독 높다”며 “지역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세정지원이 늘어나야 할 텐데 광주지방국세청은 이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송기봉 광주지방국세청장은 “세정지원 비율이 낮은 것은 납세 인원이나 세원규모가 타 지방청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며 “지역기업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세무조사 유예, 비정기조사 축소 등 적극적인 세정지원에 나설 방침이다”고 답변했다.

한국은행 지역본부의 역할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은 “그동안 한국은행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많은 지적을 해왔는데 오늘 광주전남본부의 보고 내용을 보면 그 실상을 알 수 있다”며 “지역의 실업률과 고용률은 그대로인 반면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몇 개 지표만으로 실물 경제를 분석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 이대로라면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없다는 건데 이런 보고가 올라가면 중앙의 한국은행 차원에서 어떤 대책이 만들어질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추궁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한국은행이 살아있는 통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역본부가 주최한 경제동향 간담회 참석자들을 보면 대부분 기관 등 공급자 중심이다. 이런 식이라면 중소기업이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겠느냐”며 “광주·전남의 현실을 집중 점검하고 고민하면서 금융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공정률 60%대를 보이고 있는 광주형일자리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대한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주문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지분 확보 탈루혐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스타항공 노동자는 지난 8개월 동안 300억원 이상의 임금체불을 당하고 고용유지금조차 받지 못하다가 615명이 대규모 정리해고 당했다”며 “그런데도 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실소유주인 이상직 의원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어 “전주세무서가 7월 말 이 의원의 서울 반포동 아파트에 근저당(42억6000만원)을 설정했다. 부과한 세금은 무엇이며, 2개월이 지났는데 납부를 했느냐”고 질의한 뒤 “근저당 규모로 볼 때 적어도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거래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어떤 세금이길래 이렇게 규모가 큰 것인지, 왜 지금 시기에 근저당이 설정된 것인지, 불법과 연루된 부분은 없는지 국세청에서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