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남도립미술관 건립 공정률이 약 30%이던 지난해 7월 ‘전남도립미술관개관준비단’으로 발령을 받은 후에 알게 된 사실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전남도립미술관 건립이 타 시·도보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현재 활동 중인 작가뿐만 아니라 미술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전남에 도립미술관 있지 않나요? 없어요!”라고 반문을 한다.

예향으로 불리는 전남에 도립미술관이 없어 타 시·도보다 20~30년 늦게 건립되고 있다는 사실에 다들 의아해 한다.

둘째는 허련, 허백련, 허건, 김환기, 천경자, 오지호 등 대한민국의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의 대다수가 전남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김환기 작가의 ‘우주’가 한국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153억원에 낙찰된 것을 보면 전남 작가의 위상은 한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높다.

이 두 가지는 국내 주요 국공립 미술관 중 후발주자인 전남도립미술관의 향후 방향성과 정체성 확립을 위해 항상 유념할 사항으로 여겨진다.

다행히 전남도는 지난 2014년 10월, 예향 전남의 매력 증진을 위한 ‘도립미술관 건립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1년 후인 2015년 10월에 도립미술관 건립을 최종 확정했다. 이후 3년 정도 제반 행정절차를 거쳐 2018년 7월 착공 후 1년여의 공사 끝에 올해 8월 말 도립미술관이 준공됐다.

전남도립미술관 건립 논의에서 준공까지는 6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9월 10일 ‘전남 광양시 광양읍 순광로 660’ 건물번호로 소유권 보존등기가 완료되고 그 등기부를 열람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건물 준공 전(2020년 7월 1일자)에 도 사업소로 발족해 도청 7층 사무실에서 미술관 건립과 개관 준비업무를 수행하다 건물 준공 후인 8월 말에 전남도립미술관 3층 사무실로 입주했다. 미술관 입주 후에 학예분야 직원 충원, 소장품 구입, 잔손보기 공사와 항온·항습 시험가동, 개관전시 준비업무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학예분야 필수인력 충원은 9월말까지 끝내고, 2020년도 소장품 구입과 미술관 주요 설비에 대한 인수는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처럼 전남도립미술관 건립에는 6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도립미술관 개관은 당초 10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전세계적 ‘코로나19’ 팬데믹과 국내에서의 확산이 이어지면서 내년 3월말로 연기했다.

개관 기획전시로 ‘남도 거장과 해외 거장의 비교전시’와 함께 ‘남도미술 중심 현대미술전’, ‘4차 산업혁명시대 뉴미디어전’ 등을 선보이고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개관 전시를 위해 도립미술관 직원에게 주어진 시간은 내년 3월말까지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는 남은 6개월이라는 시간을 한 치의 빈틈없이 개관 준비에 매진하려 한다.

우선 미술관 전시실과 수장고의 항온·항습을 비롯한 시설물의 안정화는 물론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하고자 한다. 미술관 전시 작품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조명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실내 환경은 물론 외부 경관 조성까지 소홀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물론 포스트-코로나와 위드 코로나를 대비한 플랜B도 마련 중에 있다.

광양시 등 관계기관에서는 미술관을 찾을 손님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주변 교통시설물을 정비하는 것은 물론 미술관 주변 명품길 조성 및 문화재생사업 추진으로 주변 경관도 아름답게 가꿔 나가고 있다.

내년 3월 전남도립미술관 개관 전시가 전남 미술의 세계화를 이끄는 힘찬 추동력이 돼 전남도가 염원하는 ‘블루 이코노미’의 밀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