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지역에서 의사들의 근무 기피가 이어지면서 전남의 의료환경이 최악이다.

보건복지부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전국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 수(치과의사·한의사 제외)는 총 10만7511명이다.

이 가운데 전남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는 전체의 2.9%인 3128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들 의사 중 600여명은 군 복무를 대체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이다.

이를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로 환산하면 전남은 1.69명으로, 전국 평균 2.07명에 크게 못 미친다. 의사 수가 가장 많은 서울시(3.20)와는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열악한 민간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국 3564개소 중 전남도에 가장 많은 569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들 시설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는 총 295명이지만, 의무직 공무원은 한 명도 없으며 계약직 의사도 2명에 그치고 나머지 99.3%인 293명이 공중보건의사로 채워져 있다.

의료의 질적 수준도 열악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데다 필수분야 전문의와 상급종합병원까지 부재해 중증·응급환자 진료 대부분을 타 시·도로 이송해 처리하고 있다. 인구 10만명 당 전문의 수는 뇌혈관 0명, 소아외과 0명, 응급의학과 1.4명 등 전국 최하위 수준이며, 응급환자를 다른 지역으로 이원하는 전원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3%를 기록하고 있다.

의료환경이 이렇게 열악하다 보니 마땅한 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경우도 전남이 타지역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 전남의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 수인 ‘치료가능 사망률’이 지난 2015년 기준 54명으로 전국 지자체 중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전남에 조속히 의대를 신설해야 함에도 최근 정부·여당과 의료계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대해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하면서 지역민들을 실망스럽게 만들고 말았다.

‘극단적인 의료 소외’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전남의 의료환경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의대 신설만이 해결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