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에서 신종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이 순천의 한 장례식장을 다녀가면서 순천지역이 코로나 공포로 한바탕 난리가 났다.

부산 확진자는 지난 16일 순천으로 이동해 4일간 머물면서 가족의 장례를 치른 후 19일 부산 자택으로 이동해 20일 검체를 채취하고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지난 6일 부산의 한 식당에서 부산 362번 확진자와 같은 동선으로 확인됐고 11일이나 지난 17일에서야 부산 북구 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자로 통보받았다. 문제는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장례식에 참석했으며, 해당 보건소에서는 이 사실을 확인하고도 순천보건소로 통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확인한 순천시는 부랴부랴 동선이 겹치는 200여 명을 대상으로 검사에 들어갔다.

다행히 장례식장 접촉자 179명과 기타 장소에서 접촉한 14명 등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장례식장에서 접촉한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순천시는 장례식장을 폐쇄해 방역 소독을 실시했으며, 안전 문자 등을 통해 해당 장례식장에 다녀간 방문객이 검사를 받도록 안내해 순천지역 가족 25명을 자가격리했다.

서울과 부산·경기지역 가족 등 24명은 일일이 관할 지자체에 통보하는 등 곤욕을 치러야했다.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장례식장에 참석했다니, 이 얼마나 무모한 행동인가. 애초 부산 확진자가 자가격리 수칙만 잘 지켰어도 이런 혼란은 없었을 것을, 한 사람의 일탈이 지역사회를 한바탕 혼란에 빠뜨린 것이다.

순천시는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지키지 않은 부산 확진자와 이를 알고도 통보를 해주지 않은 부산 북구 보건소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구상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코로나19 검사비와 공무원 비상 근무 등에 따른 제반 비용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구상권 청구는 법에 따른 당연한 조치다. 차후 이같은 무모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구상권 청구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