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명절인 추석 간 ‘이동 멈춤’ 운동이 펼쳐져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현금과 명절 선물을 보내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 사기와 보이스피싱 범죄가 활개치고 있다.

특히 가족을 사칭한 문자메시지로 보이스피싱을 유도한 피해 사례가 늘어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 ‘경고’를 발령하는가 하면 광주지역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노린 저금리 대출 유도 사기도 잇따르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17일 광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에서 최근 3년의 추석 연휴 기간 동안 138건의 전화 금융 사기(보이스피싱)가 벌어져 총 563명이 검거됐다.

지난 2017년(9~11월) 45건, 지난 2018년(8~10월) 46건, 지난해(8~10월) 47건 등이다.

피해액만 27억원이며,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72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피해 물품이 소액일 경우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발생한 범죄는 통계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추석의 경우 20건의 연휴 메신저 피싱 범죄가 발생해 시민들이 79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특히 올해는 추석을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악화돼 보이스피싱, 메신저 피싱, 스미싱 등의 범죄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광주 서부경찰은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해 사기 행각을 벌인 A씨(37)를 불구속 입건했다. 수거책으로 활동하는 A씨는 지난 7일 오후 4시 30분께 보이스피싱을 당한 피해자로부터 1637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범죄는 저금리 대출을 해줄 것처럼 피해자를 끌어들인 뒤, 기존의 대출금을 먼저 갚지 않으면 금융법을 위반한다는 등의 수법으로 이뤄졌다.

서부경찰은 최근 A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보이스피싱을 저지른 3명을 추가로 붙잡은 바 있다.

남부경찰도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피해자를 속여 2600여 만원을 가로챈 용의자를 수사하고 있으며, 동부경찰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3700여 만원을 받아 총책에게 보내려한 수거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가뜩이나 힘든 코로나19 상황도 악용되고 있다.

일정하지 않는 번호로 ‘코로나 환자가 휴게소에서 수많은 사람과 접촉. 링크를 눌러 접촉 휴게소를 확인’하라거나 ‘국내 코로나19 급속도 확산, 감염자 및 접촉자 신분 정보 확인하기’ 등의 문자를 보내 메신저 피싱에 이용한다. 질병관리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낸 것처럼 속여 금전이나 해킹 앱 설치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악성 앱을 설치할 경우 계좌번호와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추석을 앞두고 가족 사칭 문자메시지로 보이스피싱을 유도하는 피해 사례가 늘어나자 소비자경보 ‘경고’를 발령한 상태다.

금감원은 가족이나 지인 등이 문자로 금전과 개인정보를 요구할 경우 꼭 가족과 지인인 지 여부를 확인하고, 의심스러울 땐 무조건 거절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정형화된 보이스피싱 수법을 넘어 코로나와 추석 명절을 이용하고, 경찰, 검찰, 방역 당국 등을 사칭하는 범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출처가 불분명한 URL 주소를 절대 누르지 말고 보이스·메신저 피싱이 의심될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