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빼곡했던 사무실이 재택근무로 한산하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써야 하고, 회의실 대신 카메라 앞에서 화상회의를 한다. 점심식사는 동료와 멀찍이 떨어져서 먹고, 퇴근 후에는 곧바로 집으로 간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시된 이후 달라진 일상의 풍경이다. 가족 외에는 사람들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강제적으로 ‘언택트(Untact)’ 하도록 변화시키고 있다. ‘언택트(Untact)’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처음 언급되었다. 접촉(Contact)에 부정어인 언(Un)이 합쳐져 ‘접촉하지 않는다’라는 의미의 ‘비대면’이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패스트푸드점의 무인주문결제 기기 등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불쏘시개가 되어 언택트 세상이 가속화되고 일상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지하철 서비스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서비스 방식만 달라질 뿐이다. 언택트가 아무리 강조되더라도 고객경험이 형성되는 대면 채널은 완전히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대중교통 본연의 역할 뿐만 아니라 시민 생활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도 계속 요구되기 때문이다. 결국 언택트 시대는 고객과의 ‘단절’이 아닌 새로운 ‘접촉’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언택트 시대를 맞아 시민이 참여하고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광주도시철도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을 공모해 시민들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연인·친구에게 평소 전하지 못한 사랑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사랑의 엽서 보내기’ 이벤트 등 시기별로, 계기별로 다양한 고객감동 아이디어를 시행하였다.

또한, 지하철에 머무는 매 순간 즐거움을 느끼고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무등산 사계(四季)를 담은 ‘무등산 테마열차’를 조성해 이색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상무역에는 ‘레일피아노’를 설치해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하였고, 남광주역에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지하철 예술무대 공연은 더 많은 시민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밖에도 지친 일상에 소소하게나마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하철 이용시민에게 ‘롯데시네마 영화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무인 스마트 도서관’을 송정공원역에 이어 평동역에 추가 조성하여 365일 24시간 비대면으로 언제나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9월에는 농성역에 ‘귀로 읽는 오디오북 체험공간’을 조성하고, 온라인으로 ‘테마역 해설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 과거에 불가능했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마련이다. 앞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디지털 서비스가 활발해 질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2023년까지 전 역사에서 지하철을 탈 때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 하이패스처럼 게이트에서 자동 결제되도록 계획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AI기반의 발열체크 로봇과 셀프체크인 키오스크 등 스마트 서비스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도 현재 건설 중인 2호선에 고객 편의를 위한 비대면 디지털 기술 도입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겠다.

온라인과 비대면, 디지털 기반의 무인화를 핵심으로 하는 언택트 시대에 접어들었다. 지하철 서비스도 단순히 친절과 미소만으로는 안 된다.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청결하고 쾌적한 환경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바뀐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된 고객경험과 가치 제공에 광주도시철도가 앞장 설 것이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모두가 평온한 일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