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류 역사와 감염병은 되돌이표 관계일까?

14세기 유럽을 잿더미로 만들며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과 1918년 전 세계에서 5000만명 이상이 숨진 스페인 독감, 1968년 100만명 가량이 숨진 홍콩 독감, 지난 2009년에는 멕시코에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플루까지.

또 다시 무서운 적이 등장했다. 예기치 않았던 코로나 19의 출현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지구촌 전체가 혼돈과 충격에 휩싸였다.

작금에 전 인류의 관심은 코로나 19를 향해 있다. 백신은 언제 개발될 것이며, 백신이 출시된들 코로나 19를 완벽히 잠재울 수 있을까? 불과 6~7개월 전, 우리가 평온하게 누렸던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할 것인지 등등 온통 걱정뿐이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대형 산불과 홍수, 폭염, 폭우 등 자연 재난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지구의 종말이 닥치는 건 아닐지 염려할 정도다.

왜 이런 위기에 직면하게 됐을까?

미국 출신으로 우리나라에서 활동 중인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자연의 파괴가 인류에게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발간한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에서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로 건너가면서 퍼뜨린 천연두와 홍역 등으로 원주민을 몰살했고, 이번에는 우리가 원주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후변화 위기로 극지의 영구 동토층이 녹아 얼음 속에 갇혀 있던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에 노출돼 제국주의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원주민과 유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소름 돋는 대목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바이러스를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지만 이 상황이 너무도 끔찍하다.

잡힐 듯 하면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19 재확산 상황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마저 더해진다면 우리 인류에게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것인가? 후회한 들 이미 늦은 것이다.

그나마 코로나19 같은 감염병과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저탄소 사회로의 인식 전환과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점은 천만다행이다.

최근 세계자연기금(WWF)에서 발표한 ‘지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영향으로 세계는 매년 568조원의 손실이 발생해 2050년까지 손실액만 약 1경1,690조원에 달하고, 우리나라도 30년간 11조85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후변화의 역습을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고,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인류 최악의 재앙이 우리를 덮칠 것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일터가 사라졌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것인지, 이는 인류의 의지에 달렸다. 따라서 지금의 화두는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를 살리는데 있다.

최근 광주시에서 기후변화 위기 극복 의지를 담은 ‘광주형 AI 그린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 계획안에는 자전거 인프라 확대와 노후경유차 폐차, 친환경차 100% 확대, AI 기반 미세먼지 입체감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공기관만 나서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너와 나, 우리 모두가 예외 없이 적극 대처해 나가야만 우리의 삶이 송두리째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인류에 대한 마지막 경고를 결코 잊지 말자.